화폭에 담은 ‘전쟁의 상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08 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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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展’ 일민미술관서 11일부터 열어 서용선(53) 서울대 미대 교수는 한국전쟁 직후인 어린 시절 휴전선으로 가는 길목인 서울 미아리에서 살면서 전쟁의 상처를 피부로 느끼며 자랐다.

군부대 트럭이 지나다니고 상이군인의 모습이 일상화된 속에서 그는 공동묘지를 없애고 그 터에 설립한 초등학교를 다녔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상처가 생생해지는 ‘전쟁’이라는 주제에 매달리고 있다.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개최되는 ‘미래의 기억’전(11~7월18일)에서 서용선은 강렬한 색채와 단순하고 굵은 선으로 승리자가 아닌 잊혀진 자, 희생된 자들을 보여준다.
동학, 임오군란, 한국전쟁과 노근리 사건, 비무장지대(DMZ)의 남북 대치상황 등을 묘사했다.

아이를 업거나 짐을 머리에 인 아낙네들이 군인들 사이로 험한 산길을 걸어가는 대작 ‘피난’(220×529㎝)을
비롯해 ‘사막의 밤(포로들)’ ‘기총소사’ ‘희생자(피난민들)’ ‘노근리 사건’ ‘지리산에서’ ‘중부전선’ 등이 전시된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희생이 엄청난데도 급속히 잊혀져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기억을 형상화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이 주제를 다루게 됐다”고 밝혔다.
서용선의 또 다른 주제는 ‘신화’이다.

그의 작품은 중국 등 동양 고대신화에 기초하고 있는데 태양을 상징하는 ‘삼족오’나 신화 속의 맹장인 ‘예’를 다룬 내용들은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도 비슷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
‘곤륜산’ ‘예’ ‘거격송 미곡 단목’ ‘과보’ ‘기굉국’ ‘삼신산’ ‘요왕’ ‘항아’‘희화 상희 뇌신’ 등이 출품된다.
문의 02-2020-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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