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로 亡者의 얼굴을 알아내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10 19: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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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수사기법인 復顔 소재 저수지에서 형체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뼈만 남은 유골이 발견되는 연쇄 살인사건이 터진다.

벌써 네번째다. 실마리 하나 없다. 신원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복안뿐.

이 와중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의 복안 전문가 이현민(신현준)은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딸을 간병하기 위해 사표를 낸다. 그간 일에만 매달려 아내가 외로움 속에서 죽어가는 것도 모르고, 딸이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는 자괴감에 위태로운 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딸은 수술 후유증으로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술했던 의사는 수술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곧 좋아질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의사는 심장 기증자가 누구인지 알려달라는 요구도 들어주지 않는다.

이때 국과수 신입요원 정선영(송윤아)이 사건해결을 위한 네번째 시체의 유골을 들고 찾아온다. 복안을 의뢰하기 위해서다. 현민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선영은 유골을 현민의 집에 두고 사라진다.

이때부터 현민은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끔찍한 악몽과 환청, 환각에 시달린다. 죽은 자의 한 맺힌 절규마냥 귀를 찢는 괴상한 소리, 그림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 바닥의 축축한 물기, 주위를 맴도는 음습한 기운... 점점 다가오는 공포가 숨을 막히게 한다.

현민은 딸의 심장이식과 연쇄살인사건이 연관돼 있다고 직감, 선영의 도움을 받아가며 시신의 복안작업에 나선다.

영화는 억울하게 죽은 자의 원혼을 공포의 키워드로 잡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자기도 모르게 운명이 바뀌어 얼굴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억울하게 숨진 한 여인의 복수극인 셈이다.

3년에 걸친 시나리오 작업으로 구성이 탄탄하고 알갱이도 빼곡하다.

공포영화에 처음 도전하는 송윤아와 신현준의 연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영화에 몰입하는 데 부담을 주지 않는 편. 독립단편영화에서 주목받는 유상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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