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음악의 美 한자리서 맛본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04 18: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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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패 페스티벌’ 국립극장서 오는 17일 막올라 “선사는 범패를 잘하여 그 소리가 금이나 옥처럼 아름다웠다. 곡조와 소리는 치우치듯 날듯 경쾌하면서 애잔하여 천인들이 듣고 기뻐할만하였다...”(최치원,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 비문)

일찍이 최치원이 그 아름다움을 격찬했던 범패(梵唄·불교음악·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오늘날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이 불교음악의 아름다움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국립극장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 프로그램 ‘민족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시리즈의 첫 공연으로 17~21일 하늘극장에서 펼치는 ‘범패 페스티벌’.

각 지방 사찰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5편의 범패와 작법(作法·불교무용)을 차례로 선보이는 공연으로, 전통예술 원형의 한 갈래를 살펴볼 수 있는 의미있는 무대다.

불교의식인 ‘재’(齋)를 올릴 때 부처의 공덕을 찬양하며 부르는 범패는 정가, 판소리와 함께 우리의 3대 전통성악으로 꼽힌다. 인도에서 발생해 우리나라에는 9세기경 당나라를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산스크리트어나 한문으로 돼 있어 일반인들이 알아듣기 힘들지만, 전승과정에서 우리말 가사와 곡조로 된 한국식 범패인 ‘화청’ ‘축원’ 등도 생겨났다.

민요 명창들이 불러 유명해진 ‘회심곡’(回心曲)은 바로 이 화청,축원 가운데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의 가사를 토대로 한 노래.

이번 무대에는 서울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영산재’(17일), 전라도의 ‘영산작법’(18일), 영남의 ‘불모산 영산재’(19일), 조계종 젊은 스님들이 펼치는 ‘범패와작법’(20일), 현대언어로 만들어진 ‘현충재’(21일) 등 5편이 오를 예정이다.

조계종 전통의식연구원, 영산작법보존회, 불모산 영산재보존회, 조계종 불교어 산작법학교, 범패와 작법무보존회 등 주요 단체들과 동주 스님, 이석정 스님, 석봉스님, 인묵 스님, 능화 스님 등 예능보유자들이 함께 출연한다.

국립극장은 ‘민족문화의 원류를 찾아서’ 시리즈 두번째 무대로 내년에는 각지의 무속의식을 발굴해 무대화하는 ‘굿 페스티벌’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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