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미국 뉴욕의 JFK 공항 터미널이 주무대다.
흔히 공항은 한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정치, 경제, 문화, 보건, 오락, 보안 등 사회를 구성하는 거의 전부문이 집약된 곳이기 때문이다.
평소 휴머니즘이 묻어나는 작품에 애착을 갖고 있는 스필버그 감독이 이 특수한 공간을 영화무대로 고른 것은 인간 희로애락의 감정이 살아 숨쉬고 만남과 헤어짐, 사랑과 이별 등 인간사의 단면들을 엿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국제공항은 전세계의 군상을 모두 만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영화는 떠나거나 잠시 기다릴 뿐인 공항 터미널에 홀로 발이 묶여 9개월동안 머물러야 했던 한 순수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동유럽의 작은 국가 크라코지아 출신인 빅토르 나보스키(톰 행크스). 그는 부푼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하지만 공항 문턱에서 입국을 거절당한다.
그가 미국으로 날아오는 동안 그의 나라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여권과 비자의 효력이 모두 정지됐기 때문. 졸지에 한시적 보호대상자로 입국도 귀국도 안되는 ‘나라없는 사나이’가 된 그는 공항의 환승 라운지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처지로 전락한다.
그가 미국에 온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마음 속으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골수 재즈 팬이었던 아버지는 무려 40년 넘게 미국 유명 재즈 뮤지션들의 사인을 모아왔는데, 그만 존경하는 색소폰 연주자 한 사람의 서명만은 얻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반드시 그 사인을 받아오겠다고 맹세했던 것.
기존에 맺고 있던 사회관계에서 완전히 단절된 그는 사회적 동물로서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에 나선다.
영화는 한 인간의 사회화 과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공항의 미관을 해치는 골칫거리로 여기며 어떻게든 그를 쫓아내려는 공항 관리국 책임자 프랭크(스탠리 투치)의 방해공작을 뚫고 그는 나름의 생존방식을 익히며 서서히 공항생활에 적응해 간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 돈 버는 방법을 터득하고 언어장벽을 넘기 위해 밤을 새워 독학으로 영어를 배우며, 사랑하지만 말 한 마디 못 건네며 가슴앓이를 하는 공항 직원의 사랑의 메신저가 돼주면서 그는 어느새 터미널에서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자리잡는다. 친구도 사귀고 일자리도 구하고 아름다운 여승무원 아멜리아(캐서린 제타 존스)와 짧지만 아름답고 순수한 로맨스도 키워간다.
톰 행크스는 아무도 살지 않는 외딴 섬에 조난당해 4년의 시간을 이겨내고 살아돌아온 ‘캐스트 어웨이’에서의 척 놀랜드처럼 이 영화에서도 뛰어난 생존능력을 보여준다.
‘터미널’은 뒷이야기도 풍성하다.
먼저 이 영화는 1988년 입국서류를 분실해 프랑스 파리 드골 공항에서 11년간이나 기다려야 했던 실제인물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의 사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또 9.11 테러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보안이 강화된 공항에서는 촬영이 불가능해 캘리포니아 팜데일의 1700평 터 위에 ‘진짜 공항보다 더 진짜같게’ 만든 세트장에서 20주에 걸쳐 찍었다.
이 영화는 이와 함께 오는 9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올해 베니스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1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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