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최민식 탄광촌 음악교사로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9-21 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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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꽃 피는 봄이 오면 23일 개봉하는 영화 ‘꽃 피는 봄이 오면’(제작 씨즈엔터테인먼트)의 장점이 인간관계의 소소함에 대한 묘사에 있다면 매력은 과장되지 않은 따뜻함에 있다.
현우가 처한 상황은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고 강원도에서 그가 겪는 사건들도 딱히 ‘사건’이라고 할만한 일은 아닌 것. 그가 다시 찾는 ‘봄’도 대단한 ‘깨달음’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에피소드의 스타카토(staccato·끊음표)도, 줄거리의 크레센도(Cresendo·점점 세게)도 아다지오(adagio·아주 느리게)로 천천히 전개되지만 후반부 다시 찾아온 봄에서 차곡차곡 쌓인 감동은 관객들에게 리타르단도(ritardando·점점 느리게)처럼 느리지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헤어진 여자친구 연희로부터 들려오는 ‘결혼한다’는 얘기에 현우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축하한다. 잘 살아라’는 말 뿐이다. 점점 자포자기의 심정이 돼가는 현우. 미리 찢어놨던 시골 마을 관악부 교사 모집 광고를 호주머니에서 발견하고 강원도행 국도를 탄다.

아이들과 함께 연습을 시작하는 현우. 한가한 생활은 아니지만 옛사랑에 대한 그림자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가슴 아픔은 여전히 마음 속에 맴돌고 있다.
전반적으로 잔잔하지만 영화 전체가 악센트 있게 전개되는 것은 주인공 현우의 캐릭터와 주변 인물이 입체적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독하게도’ 인간적인 최민식이나 윤여정, 김강우, 장현성, 장신영 등의 탄탄한 연기가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상영시간 148분,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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