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빅맨 ‘미친 존재감’ 코트 점령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1-14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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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김주성·하승진, 올 시즌 ‘성적 보증수표’… 팀 상위권 도약 견인

농구는 ‘센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신체조건은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기에 희소성이 높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감독들이 기량이 떨어짐에도 큰 키의 센터를 선호하는 이유다.

2010~2011시즌 남자 프로농구에서도 ‘확실한 빅맨이 성적을 보증한다’는 진리는 맞아 떨어지고 있다. 서장훈(37. 전자랜드), 김주성(32. 동부), 하승진(26. KCC)의 존재감이 크다. 12일 현재 전자랜드는 2위, 동부는 3위를 달리고 있다. KCC는 시즌 초반 부진을 떨치고 5연승의 상승세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과 공동 4위다.

‘토종선수 득점 1위’ 서장훈

중장거리 만능 슈터 변신



연세대 1학년 서장훈은 ‘잡으면 한 골’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괴물이었다. 페인트 존에서 207cm의 큰 키를 앞세워 한참 작은 선배들을 눌렀다. 전성기에는 외국인선수들도 버거워 했다. 허나 30대 후반이 된 지금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서장훈에 대해 일부에서는 “슛 쏘는 것을 좋아하는 이기적인 센터”라고 혹평한다. 수비와 리바운드, 속공 등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는 모습이다.


서장훈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득점원이다.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16.8점을 기록 중으로 한국인 선수 중 1위다. 골밑슛보다는 중장거리 슛으로 올린 점수가 많다. 3점슛 성공률은 37.8%(17/45)로 수준급이다. 2대2 플레이를 해도 픽앤롤(스크린 후 돌아들어가기)보다 픽앤팝(스크린 후 점퍼)을 즐긴다.


과거 전형적인 센터였지만 심각한 목 부상과 체력적인 부담이 그를 변화시켰다. 부상과 많은 체력적 부담이 요구되는 전쟁터 같은 골밑을 피해 자신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슛을 무기로 장착했다.


센터가 슛을 많이 쏘는 방식은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나뉜다. 그러나 전자랜드의 호성적이 팀에 최적화된 서장훈의 플레이를 인정한다. 아직도 많은 감독들은 ‘같이 해보고 싶은 센터’로 주저 없이 서장훈을 제일 먼저 꼽는다.


공·수 ‘전천후 빅맨’ 김주성

빠른 스피드·공격옵션 다양



김주성은 전천후 빅맨이다. 적어도 KBL에서 만큼은 완벽에 가깝다고 평가를 받는다.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두각을 보인다. 205cm의 큰 키에도 빨리 달릴 수 있어 속공 가담도 빅맨 가운데 으뜸이다. 최근 중장거리 슛도 정확도를 더했다.


박종천 해설위원은 “스피드가 좋고 공격옵션이 다양한 것이 김주성의 가장 큰 특징이다. 노련미가 붙어서인지 동료들을 살리고 팀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일대일 플레이뿐 아니라 팀 전술 이해도도 매우 높다.


욕심이 없는 성격은 김주성의 위력을 더욱 무섭게 한다. 김주성은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경기당 15.2점, 5.8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어시스트가 눈에 띈다. 이 부문 리그 1위 양동근(29. 모비스)의 평균 기록이 5.7개임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준이다. 어시스트 10위 이내에서 김주성을 제외한 9명은 모두 포지션이 가드이다. 김주성은 어시스트 부문 8위다.


김주성은 더블팀 수비가 들어오면 동료에게 패스를 잘 빼준다. 이타적 타입을 설명한다. 윤호영(27), 로드 벤슨(27)과 이룬 장신 수비라인업은 상대에게 공포로 다가온다.


‘압도적 존재감’ 221cm 하승진

약점 자유투 극복 ‘환골탈태’



하승진은 221cm 신장에서 알 수 있듯 빼도 박도 못하는 전형적인 센터이다. 가공할 높이다. ‘몸 밸런스가 완전치 않다’, ‘40분 풀타임을 소화할 수 없다’, ‘피벗플레이가 불안하다’는 단점들을 지적받지만 그래도 장점이 훨씬 많은 선수이다.


키는 돈으로 살 수 없다. 하승진이 나날이 키를 활용하는 법을 깨우치는 것이 고무적이다. 페인트 존에서 자리만 잘 잡으면 무조건 득점이다. 외국인선수들도 답이 없다.


페인트 존에 떡 하니 버티고 있는 하승진은 공격하는 상대에게 공포 자체이다. 완전히 돌파했다고 판단해서 슛을 시도해도 어김없이 하승진의 큰 손에 걸린다. 경기당 1.4개로 이 부문 6위다. 한국인 선수 중에는 1위다.


리바운드도 좋다. 평균 9.3개 리바운드를 잡아 서장훈, 김주성과 비교하면 유일하게 더블더블(평균 16.1점)에 가깝다. 약점으로 꼽히던 자유투도 좋아졌다. 54.5%(90/165)에 불과하지만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이다. “자유투를 못 넣어 창피했었다”고 말할 만큼 올시즌 자유투에 자신감이 붙었다.


공수전환이 느린 점은 아쉽지만 221cm의 가공할 신장이 갖는 어쩔 수 없는 단점이다.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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