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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는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105-95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KCC는 10일 정규시즌 1위 부산 KT를 꺾고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원주 동부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강동희 감독은 사령탑 부임 2년 만에 동부를 정상 도전 문턱까지 이끌었다.
허 감독과 강 감독의 남다른 인연이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년 선후배로 중앙대와 실업 기아자동차에서 각각 ‘농구대통령’(허재)과 ‘코트의 마법사’(강동희)로 불리면서 명콤비로 이름을 날렸다.
태극마크를 달고 한솥밥을 먹었고 사석에서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막역한 형-동생 사이다.
‘허재 兄(형),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라는 문구로 주류 CF를 함께 찍었고 지난해에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알까기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허재하면 강동희, 강동희하면 허재를 떠올릴 정도.
그러나 프로의 세계,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누군가는 분명히 쓰러져야 다른 한 명이 웃을 수 있다.
허 감독은 대학시절부터 언제나 최고 자리에 있었다. 곁에는 늘 강 감독이 존재했다. 그래서 마냥 좋지만은 않은 ‘2인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프로에서도 계속됐고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허 감독과 강 감독은 현역 시절에 딱 한 번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허 감독이 원주 TG(현 동부)에서 뛰고, 강 감독이 창원 LG에서 뛰던 2002~2003시즌 4강 플레이오프다. 당시 허 감독이 속한 TG가 5차전까지 간 끝에 3승2패로 이겼다.
감독이 된 후 상대전적도 허 감독이 앞선다.
KCC는 지난 시즌 동부와 3승3패로 팽팽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5승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허 감독이 강 감독을 상대로 통산 8승4패로 우위에 있는 셈이다.
허 감독은 지도자로 우승도 차지했다. 하승진이라는 역대 최장신 센터를 자신의 힘(?)으로 뽑아 2008~2009시즌에서 정상에 올랐다. 비록 졌지만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며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강 감독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우승 경험은 많다. 강 감독은 선수(1997시즌 기아)와 코치(2007~2008시즌 동부)로 우승을 경험했다. 이번에 정상에 오르면 KBL 역대 최초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허 감독과 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꼭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자”고 약속했고 성사됐다.
코트에서 뛰는 선수보다 벤치가 더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16일부터 KCC의 홈인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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