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미스 리플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6일 ‘미스 리플리’ 제3회는 이다해(27)가 동경대 졸업장 위조에 성공하고, 일본 총리의 딸 지연(18)의 마음을 사로 잡으며 호텔에서 쫓겨날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1~2회에서는 이다해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득력 있고 인상 깊게 그렸다. 고아원 출신 고졸 불법체류자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스펙과 배경 없이 몸매와 외모만 출중한 여성은 남성들의 노리개 정도로만 여겨진다는 세상의 아이러니도 들춰냈다. 잔인하고 불우한 환경에서 어떡해든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이다해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공감했고 연민을 느꼈다.
하지만 3회에서는 사건이 민망할 정도로 쉽게 해결됐다. 강혜정(29)의 집에서 우연히 졸업장을 발견하고 위조한다. 극비라는 총리 딸의 정보는 성적 매력을 어필하며 남성 대리에게서 쉽게 빼낸다. 지연이 동성애자라는 사실, 아버지가 이를 반대한다는 비밀도 호텔 여직원으로부터 흘려듣는다. 이다해가 자신도 동성애자라고 하자 경계심이 한 순간에 풀리는 지연의 행동은 실소를 자아낸다.
스토리 전개가 엉성해지면서 캐릭터도 평면적, 비호감으로 바뀌었다. 피해자로 여겨졌던 이다해는 돈과 권력을 얻기 위해 무슨 일이든 서슴지 않게 됐다. 성적 매력으로 남자를 이용하는 단순 요부에 머물고 말았다. 세상에 한 방 먹이는 방법이 졸렬하다.
강혜정은 덜렁대고 실수하는 모습 외에는 특징을 찾아 보기 어렵다.
여기에 러브 라인도 빈약하기만 하다. 아직까지 박유천은 어머니의 눈과 닮았다는 이유로 이다해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다. 박유천의 감정을 자세하게 짚어가는 장면이 필요하다.
개연성 없는 전개, 캐릭터의 매력 부재로 시청률도 3회만에 하락했다. 전국기준 13.9%(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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