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짐바브웨 장관 2명 입국 허용

유은영 / / 기사승인 : 2012-06-04 14: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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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탄압 논란… '피의 다이아몬드' 혐의 불구

【워싱턴=AP/뉴시스】미 오바마 정부는 '피의 다이아몬드'의 국제 유통을 감시하고 방지하기 위한 국제기구인 '킴벌리 프로세스'(Kimberly Process)의 회의에 문제 국가인 짐바브웨 고위관리 두 명의 참가를 허용키로 했다고 외무부가 밝혔다.


이 단체의 인권보호 부서와 경제 제재 전담부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짐바브웨의 요하네스 토마나 법무장관과 오버트 음포푸 광업장관이 4일 개막하는 미국 주최의 이 국제회의에 짐바브웨 대표로 참석하게 된다.


미 국무부는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 여부를 공식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이번 국제회의 실무자들은 "적절한 서류를 완비하지 않으면 회의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말해, 비자는 발급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킴벌리 프로세스의 현 의장국인 미국으로서는 회원국 대표의 출입국 절차를 원활하게 도와야 된다는 이유지만 수많은 인권 탄압 논란에 휩싸여 있는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의 각료들의 참석을 두고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이들은 여행 금지 대상자 명단에 들어 있지는 않지만 미국 주도 하의 경제제재 대상국의 대표이며, 킴벌리 프로세스의 창립 목적인 코트디부아르, 베네수엘라, 짐바브웨에서의 다이아몬드 채굴 및 판매 과정의 인권 탄압과 광부들에 대한 고문, 폭력, 살인 등의 방지에 관한 당사국 대표들이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 아프리카국의 힐러리 레너 풀러 대변인은 이와 관련, " 이들의 입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 방침이나 짐바브웨의 인권 상황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미국이 의장국을 맡고 나서부터는 짐바브웨 내부의 보석과 관련된 폭정과 인권 유린에 대한 이 단체의 감시 역할이 중지됐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으며, 이번 짐바브웨 장관들 참석도 격렬한 내부 논쟁 등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이 단체 고위간부가 익명을 전제로 전했다.


실제로 인권단체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난해 12월 킴벌리 프로세스가 짐바브웨에서도 광부 고문 등 가장 인권 탄압 논란이 극심한 마랑주 지역에서 생산된 20억 달러 상당의 다이아몬드 거래를 허용한 이래 이 단체를 탈퇴한 바 있다.


그 사건으로 국제적 논란이 심해지자 오바마 정부는 " 글로벌 위트니스의 우려는 이해하나 미국은 킴벌리 프로세스의 신뢰도 회복과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계속 남아서 개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먼 라이츠 워치는 지난해 마랑주 지대에서 짐바브웨 정부군이 200명 이상을 살해하고, 부녀자 성폭행과 폭력을 자행했다고 폭로했다. 올 2월에도 글로벌 위트니스가 무가베 정권이 다이아몬드 수입금으로 파탄난 경제를 복구하는 대신에 거액을 착복,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무가베 정부는 막대한 다이아몬드 자금이 다음 선거 대비 비자금으로 비축됐다는 설을 부인했지만, 분쟁 지역의 다이아몬드가 매매에 문제가 없음을 인증해주고 '피의 다이아몬드' 거래를 막기 위해 2003년 창립된 킴벌리 프로세스는 이번 일로 적잖은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의 '피의 다이아몬드' 전쟁 뒤 창립된 이 국제기구에는 현재 다이아몬드 산업 관련 그룹들과 인권 단체 등 75개국의 각종 단체가 가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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