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노르웨이)=AP/뉴시스] 유럽을 순방 중인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66)가 16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21년 전 자신이 받은 노벨상에 대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치 여사는 오슬로 시청에서 하랄드 5세 노르웨이 국왕과 소니아 왕비를 비롯해 600여명의 내빈 앞에서 21년이나 늦어진 노벨 평화상의 수락 연설을 했다.
그는 "가택연금 시절 내가 더는 이 세상의 한 부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며 "그러나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은 나로 하여금 현실감을 회복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세계는 미얀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세계는 우리를 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보라색, 연보라색, 아이보리색으로 이뤄진 미얀마 전통 의상을 차려입은 수치 여사는 연설 내내 '모나리자 미소'와 같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내빈들은 그의 연설 도중 자발적인 기립박수와 연설 끝에 2분 간 박수를 보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에는 아직도 이런 수감자들이 있다"며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수감자들은 석방됐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수감자들은 세상으로부터 잊혀지는 것이 두렵다"며 그들의 석방을 위해 힘써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세계의 절대적인 평화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지만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개인, 민족과 국가의 단결과 인간사회를 더 안전하고 평화롭게 하는데 의로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의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이자 옥스퍼드 대학 출신인 수치 여사는 1989년 이후 2010년까지 총 15년을 가택연금 상태에 있었고 출국이 금지됐었다.
한편 1991년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는 그의 두 아들 킴과 알렉산더 아리스가 가택연금을 당한 수치 여사를 대신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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