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골목길 경관 개선 앞장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3-10-07 16:36:1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후미진 동네 골목 '숨솔길'로 재탄생
▲ 송파구는 골목길 경관개선사업을 위해 협성대학교와 도시디자인 관·학 교류 협약을 맺고 협성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나서 '숨솔길' 만들기를 시작했다. 숨솔길 건물 외벽에는 아이들이 미끄럼을 타고 있는 모습과, 골목길을 지나는 행인들에게 희망과 응원을 해주는 치어리더의 모습 등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져있다.

이웃들과 길동무… 가가호호 웃음꽃


[시민일보]
서울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 삭막하고 어두웠던 거여1동 오금로 53길 80m구간의 골목길을 재미와 생기가 넘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사람사는 동네를 만들고자, ‘소나무가 숨 쉬는 길’이라는 의미의 ‘숨솔길’이란 이름으로 재탄생 시켜 주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에 <시민일보>는 후미진 동네 골목에서 아기자기한 골목길로 바뀐 '숨솔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기자기한 동네 골목 '숨솔길'


재탄생된 '숨솔길'은 동네 곳곳에 재미있는 그래픽과 픽토그램(특정 의미를 간단한 그림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그림 문자)이 그려져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골목이다.


'숨솔길'은 초입부부터 건물 벽면에 그려진 치어리더 2명이 두 팔 벌려 반갑게 맞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활기찬 이미지를 보여주며, 그 아래 ‘아름다운 숨솔길 만들기’라고 적힌 담장이 본격적인 숨솔길의 시작을 알린다.


길을 걷다보면 건물 외벽을 장식한 ‘큰 소리로 떠들지 않아요’ ‘애정 표현은 둘이서만 해요’ ‘마주치면 인사해요’ 등 우리 생활 속 골목길 에티켓을 담은 픽토그램들이 정겨운 길동무가 된다.


이외에도 길 중간 중간 ‘안녕하세요’ ‘사랑해요’ ‘웃으세요’와 같은 실생활 언어와 캐릭터가 조화를 이루고 있고, 건물 계단은 아이들이 미끄럼을 타는 모습을 표현한 재미(fun)를 담은 그래픽디자인 요소가 넘친다.


또한 허전한 벽면에는 깨진 타일을 이용해 주차 공간임을 알리는 담장벽화를 꾸미고, 현관 유리문에는 민들레 모양 스티커로 통일감을 높여 다소 위험하게 느껴졌던 골목에 그래픽디자인이 더해지면서 훈훈함이 감돌게 됐다.


주민 권혜운씨는 “허름한 골목길이 재밌게 변하면서 가족이나 이웃과 자주 오고가게 된다”며 “덕분에 가가호호 웃음꽃이 피고, 소통이 뜸했던 이웃과도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교폭력과 범죄없는 골목길


'숨솔길'은 영풍초등학교를 둘러싼 동네 골목길로 후문과 연결되어 있다.


주민들은 이전에 칙칙하고 어두웠던 숨솔길은 학교 폭력이나 범죄피해 위험이 있었는데, 이번 개선 사업으로 바뀐 '숨솔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숨솔길에 대한 설문을 해본 결과 87.1%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동네에 대한 애착(93.5%)도 높아졌다고 나왔다. 또한 범죄피해예방(71.0%) 및 학교폭력예방(74.2%)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응답했다.


거여동에 8년간 거주한 이윤정씨는 “우리 동네가 디자인 하나로 이렇게 환해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특히 초등학교 다니는 자녀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숨솔길이 만들어지기까지.


안전한 ‘숨솔길’의 탄생에는 주민들과 학생들의 힘이 컸다.


주택가 골목을 변화시켜보자는 의견이 모아진 것은 지난 3월, 송파구 골목길 경관개선 사업의 대상지로 거여1동 골목길이 선정되면서 부터다.


거여동은 구에서 비교적 낙후된 지역으로 여겨졌다. 70년대 청계천 철거민들이 옮겨와 살면서 30년 넘게 그 시절 풍경을 간직한 추억 속 마을로, 한번 터를 잡은 이후 몇 십년 넘게 눌러앉은 터줏대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선 골목길을 변화시키기 위해 송파구는 협성대학교와 도시디자인 관·학 교류 협약을 맺고 협성대 시각디자인학과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골목길 미관을 해치던 공간은 화단이 꾸며져 주민들의 쉼터로, 숨솔길 후미에 위치한 거여1동 주민센터 입구는 책장을 갖춘 신설 독서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며, 초등학교 앞 골목길을 일방통행으로 바꾸고 도로 포장 패턴을 달리해 차도와 도보를 구분짓는 안전한 스쿨존도 만들어 졌다.


이처럼 송파구는 지역 정체성과 창의성을 접목한 디자인을 개발해 구만의 독특한 경관을 조성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전문대학원과 도시 미관 개선을 위해 손잡고 지역내 낙후된 공공 공간을 갤러리로 꾸미는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와 풍납토성 주변 골목길 경관개선 사업 등을 협력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신효현 학생은 “골목길에 생기가 더해졌다고 기뻐해주시는 주민들 덕분에 덩달아 뿌듯해졌다”며 “공공디자인을 현실에서 구현해보며 실전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숨솔길'에 이어 풍납토성까지


구는 '2012 잠실관광특구' 지정에 따른 세계인이 찾아오는 국제관광도시 조성의 일환으로 한성백제 문화유산인 풍납토성 주변 주택가 골목길 경관개선 사업을 오는 11일까지 완료한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 3월19일 서울시립대학교 디자인전문대학원과 '2013 도시디자인 프로젝트를 위한 디자인 관·학 협약'을 체결하고, 경관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충납초등학교 주변개선 사업에는 사업비 5300만원이 사용됐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