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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내리는 현도형 아닌 순환형으로 만들어… 바퀴 빠지지 않게 목재데크 설치
장애인겸용 화장실·쉼터 조성해 보행약자 배려… 곳곳에 144개 안내판도 걸어
[시민일보]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가 지역내 안산도시자연공원(이하 안산)에 장애인, 노인, 유아, 임신부 등 보행 약자들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거닐 수 있도록 무장애 자락길을 조성했다.
서대문구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안산(鞍山)은 서울 남산(262m)보다 다소 높은 296m로, 정상부에는 조선시대 봉화를 올리던 봉수대가 있다.
특히 전국 유일하게 휠체어로 산의 아랫부분이 아닌 산등성이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전국에서 가장 긴 무장애 숲길이라 몸이 보행 약자들의 쾌적한 운동환경을 조성해,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전국 최초 '순환형' 무장애 숲길 완공
지난 13일 개통된 안산 자락길은 총연장 7km로, 계속 거닐다 보면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순환형’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다.
무장애 숲길 중 오르내리는‘편도형’이 아닌 ‘순환형’으로 완공된 숲길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안산 무장애 자락길은 폭 2m, 경사도 9% 미만으로 만들어졌으며,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바닥을 평평한 목재데크나 친환경 마사토, 굵은 모래 등으로 조성했다.
또한 휠체어 교차에 불편이 없도록 50·100m마다 폭 3~4.5m의 쉼터도 만들었다.
숲길 한 바퀴를 도는 데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유모차를 밀며 걸어서 대략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구는 이번 무장애 숲길 완공으로 구민의 13.7%인 4만3300명의 지역내 노인들의 녹지보행권도 증진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구는 “편도형까지 통틀어 전국에서 가장 긴 무장애 숲길일뿐더러, 휠체어로 산의 아랫부분이 아닌 산등성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도 전국에서 이곳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인왕산, 북한산,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관
구는 자락길 입구와 북카페 인근, 능안정 아래에 전망대를 만들어 인왕산, 북한산,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안산 무장애 자락길에서는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으로 이뤄진 숲을 즐길 수 있으며 ▲흔들바위 ▲너와집쉼터 ▲북카페 ▲숲속무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서대문구청, 연희숲속쉼터, 한성과학고, 금화터널 상부, 봉원사, 연세대학교 등에서 쉽게 숲길로 들어갈 수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다.
■2010년 10월 이후 3단계에 걸쳐 공사 진행
구는 시비 33억7200만원과 구비 15억원 등 모두 48억7200만원으로 ▲2010년 10월, 2011년 5월에 1차 구간 0.39km ▲2012년 1~9월에 2차 구간 1.30km ▲2013년 1~11월에 마지막 3차 구간 5.31km에 대한 공사를 3단계에 걸쳐 안산 무장애 자락길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 개통으로 시범아파트철거지~너와집쉼터~한성과학고~금화터널위쪽~능안정~우수조망명소~안산천약수터~무악정~연흥약수터 부근을 지나는 7.0km 순환형 전구간이 개통된다.
■‘평생 처음 자신의 힘으로 숲에서 산책을 해보았다’며 눈물
서대문구가 처음부터 순환형 숲길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문석진 구청장은 “지난해 10월 자락길 2차 구간 준공식 때 ‘평생 처음 자신의 힘으로 숲에서 산책을 해보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애인들을 보고 아예 한 바퀴를 빙 둘러서 만들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문 구청장은 또 무장애 숲길이 보행 약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보통 등산할 때 발밑을 보고 가기 바쁘지만 무장애 숲길에서는 발에 걸리는 게 없으니 비장애인들도 시선을 자유롭게 두고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훼손 막기 위해 세심한 노력 기울여
구는 자락길 개통으로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구는 이번 안산 무장애 자락길 조성 과정에서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나무가 잘 심긴 구간에는 목재데크를 설치해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는 데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고, 노면불량 구간에는 배수로를 설치해 토양 침식을 방지하는 등의 방지책을 내놓았다.
목재데크 구간에서 사람들이 지면을 밟지 않게 돼 초목이 더 잘 자라고, 자락길 이용이 늘어 안산내 50여개의 크고 작은 ‘샛길 등산로’도 복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주택과 아파트 인접 구간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북카페, 금화터널 위쪽, 메타세쿼이아 숲에는 장애인 겸용 화장실을 설치하고 곳곳에 안내판 144개를 내걸어 시민편의를 도모했다.
■문화감성과 건강이 어우러지는 숲길로
안산 무장애 자락길 주변에는 독립운동과 민주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비롯해 독립문, 이진아기념도서관, 서대문청소년수련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안산허브공원, 홍제천폭포마당, 천년고찰 봉원사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자락길에서 편안하게 자연생태를 즐김과 동시에 역사탐방, 박물관견학, 도서관방문 등 자신이 정한 주제의 코스를 따라가며 유익한 경험과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구는 앞으로 ▲여섯골 거북이길 ▲구불구불 내리막오르막길 ▲능안정(陵安亭) 안장길 ▲사색의 숲길 ▲숲속 드라마길 등 테마 구간을 설정하고, 칼로리 소모량과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등 문화감성과 건강이 어우러지는 숲길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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