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주차 등 예산절감 효과 1698억
3143명 기부로 장애인복지관 건립
한강 천변 유휴지 활용 운동장 마련
평균 공시지가 환산 432억 아낀 셈
[시민일보=이대우 기자] ‘사람중심 명품도시 종로’를 목표로 한 서울 종로구의 민선5기는 주민들의 바람을 획기적인 예산절감과 함께 실현한 사업이 많았다.
▲시민들의 모금으로 만든‘장애인종합복지관’ ▲거주자 우선주차공간을 함께 이용하는‘나눔주차’ ▲어린이집 공모사업으로 탄생한 국공립 ‘종로 생명숲어린이집’ 등으로 주민의 바람과 현실적인 여건을 모두 충족하며 총 1698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얻었다.
<시민일보>는 오는 7월 민선6기 시작을 앞두고, 지난 민선5기를 돌아보며 현실적인 여건으로 난관에 부딪힌 사업 중 발상의 전환으로 사업실행과 예산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의미있는 사업을 살펴본다.
■주민들이 함께 만든‘장애인종합복지관’
2012년 6월 개관한 장애인종합복지관(세종마을 푸르메센터, 자하문로 89)은 국내 최초 민·관 복지협력 거버넌스 사례로 손꼽힌다.
인근에 국립 농·맹학교가 위치해 장애아동이 있는 가정이 많아 장애인복지관은 이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이었지만 예산부족 등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건립의 장벽은 매우 높았다.
이러한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종로구는 부지를 마련하고, 푸르메재단이 75억원 건축비 전액을 종로구 직원을 포함한 시민모금으로 마련·건립한 뒤 종로구에 기부채납하는 민간협력 방식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여러 대기업에서부터 일반시민, 어린아이, 재능기부 등 총 기부자 3143명이 모금에 참여했다. 그 결과 지상4 층, 연면적 3754㎡의 장애인종합복지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의료를 비롯해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해 연간 1447명의 장애인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주차에 효율을 더하다! ‘나눔주차’ 운영
도심지역인 종로는 심각한 주차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공간도 마땅치 않고, 지가도 워낙 비싸서 주차장을 새로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바로 2014년 7월부터 도입한 ‘나눔 주차’이다.
나눔 주차란 주택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주민에게 배정된 거주자우선 주차구획이 출·퇴근, 외출 등의 사유로 비어 있는 경우 외부차량에 주차공간을 제공해 기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방문주차제 ▲주차커플제 ▲주·야간제▲주차장 함께 쓰기 ▲구간배정제의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따라 주민들의 주차편의와 더불어 약 9100만원의 주차세입이 증가했다.
또한 학교나 공공기관 등과 협약을 통해 ‘공공주차장’ 제도도 도입했으며, 2012년 서울독립문초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와 공공협약을 통해 주차장을 개방한 바 있다.
이는 458면의 주차장 신설과 동일한 효과를 가지며, 주차구획 1면 추가에 약 1억2000만원 이상이 드는 것을 고려할 때, 무려 건설비용 549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볼품없던 유휴지, 종로의 보물로 재탄생! ‘한강천변 다목적운동장’ 마련
구는 이전부터 다양한 행사나 체육대회를 유치할 마땅한 장소가 없고, 생활체육관 3곳, 구민회관, 테니스장 외에 특별한 체육활동 공간이 없어 구민당 체육시설 면적은 서울시의 50% 수준으로 체육시설 확충이 절실했다.
그러나 구의 40%가 임야, 34%는 대지라는 지리적 특성과 엄청난 예산이 필요해 운동장 조성은 난항을 겪어왔다.
구는 부족한 체육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강 관리기관인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등 관계기관과 1년 동안의 협의를 통해서, 2013년 10월 가양대교 인근의 한강천변 유휴지를 이용한 운동장 조성사업의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지난 3월 정식 개장한 다목적운동장은 종로구에서 승용차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약 1만9790㎡ 규모로 천연잔디 축구장 1면, 마사토 축구장 1면, 족구장 2면으로 조성됐다. 또 이용자 안전과 편의를 위해 펜스와 이동식화장실도 설치했다.
이로인해 운동장 부지로 한강천변 유휴지를 활용해, 종로구 평균 공시지가로 환산했을 때 약 432억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획기적인 효과를 얻었다.
■종각역에서 광화문역까지 지하를 하나로 ‘청진동 명품거리’ 조성
‘청진동 명품거리’는 지상에는 옛 피맛길과 근린공원을 조성해 지역특성을 살린 감각과 디자인이 돋보이는 걷기 좋은 거리를 조성하고, 지하에는 종각역·광화문역·종로구청·19개의 대형빌딩을 연결해 지상으로 나오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보행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원래 이 사업은 5개 사업지구별로 각각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건축가 출신인 김영종 구청장이 “각 지구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간주해 보행동선과 지하공간을 개발하면 각 빌딩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하나의 관광명소로 재탄생될 수 있다”고 꾸준히 설득한 결과 5개 사업장이 협의체를 구성하고 추후 예치해야 할 사업비 약 567억원 전액을 민간자본으로 유치해 착공하게 되었다.
‘청진동 명품거리’는 오는 2016년 완공 예정이며, 지속적인 설득으로 민간투자를 이끌어내획기적으로 예산을 절감하고 주민들에게는 문화적 혜택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웃 구와 손잡고 윈윈(win-win), 서대문구와 ‘견인차량보관소’ 공동 이용
평창동 견인차량보관소 부지에 구립어린이집 건립이 확정되면서 이전 부지가 필요했지만, 자신의 집 주변에 견인차량보관소가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일부 주민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구는 여러 대안을 검토하다가 인근 구와 견인차량보관소를 함께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서대문구와 2013년 7월, 견인차량보관소 공동이용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홍제 견인차량보관소(서대문구 홍제내길 227)를 공동이용하게 됐다.
그 결과 주민들이 반대하던 시설을 건립하지 않고도 견인차량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전 공사비 등 약 5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또한 서대문구도 종로구와 함께 견인차량보관소 운영비용을 공동분담해 운영비를 절감하게 되었다.
■평창동 최초의 국공립 어린이집 ‘종로 생명숲어린이집’ 탄생
종로구의 행정동 중 유일하게 국공립어린이집이 없던 동이 평창동에 지난 4월, 구립어린이집인‘종로 생명숲어린이집(평창문화로 73-7)’이 문을 열었다.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이 어려웠던 평창동 지역은 보육 수요가 넘쳐났고, 보육서비스 질도 낮아 주민들의 불편이 많았다.
구는 2012년 11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서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어린이집 건립 지원사업에서 선정됐고 부지를 확보해 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어린이집 건립비용 약 25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김 구청장은 “나에게 시험무대와 같았던 민선5기는 그 어느 것 하나 쉽게 이룰 수 없었지만 부족한 예산확보를 위해 많은 고심을 한 결과 발상의 전환으로 뜻밖의 엄청난 성과를 가져왔다”며 “민선6기에도 주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천하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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