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마을만들기 사업 열기 후끈

서예진 / syj08@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4-07-03 10: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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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ㆍ복ㆍ공ㆍ감… '사람사는 마을' 만들기 밀착 동행
▲ 북정마을에 조성된 북정카페의 간판. 북정카페는 마을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사진제공=성북구청)
북정마을 재개발 추진때 이웃간 다툼 생겨
'月月축제' 함께 준비하고 즐기며 마음 치료
'에너지절약' 슬로건…절전소 총 28곳 운영
마을공동체 절전 홍보로 가구 전기사용량↓

[시민일보=서예진 기자] 국어사전에서 ‘마을’은 주로 시골에서, 여러 집에 모여사는 곳을 뜻한다. 예전에는 자연발생적으로 사람이 모이고 마을이 형성됐고, 한 마을에서 오랫동안 살아가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최근의 마을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기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사람들이 집을 짓고 모여살게 됐다. 그리고 이주율이 높아 2~3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니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 마을공동체의 기능 또한 약화됐다.

그러나 주민이 삶의 질 개선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되고, 시민운동이 다양해지면서 '마을만들기 운동'이 시작됐다. 특히 예전과는 달리 하향식 도시계획보다는 주민들이 스스로 주거환경의 정비, 마을경관의 조성, 쇠퇴지역 재개발 등 주민에 의한 마을단위 계획이 핵심적 사항으로 부각됐다.

마을만들기란 공동의 문제나 이슈를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 살고 있는 마을을 주민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스스로 실천하는 다양한 공동활동을 총칭하는 말이다. 마을만들기의 영역은 마을의 물리적 환경개선, 일반 환경개선, 공동체문화 활성화, 마을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등 물리·사회·경제의 모든 영역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에 성북구의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마을만들기 사업

2011년 10월 서울시 최초로 ‘성북구 마을만들기 지원조례’를 제정·공표해 선도적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성북구는 2014년 현재까지 마을만들기 사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지원해 서울에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이 가장 활성화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는 먼저 마을만들기 지원조례에 의거, 서울시 최초로 주민·민간단체·행정이 서로 협력해 함께 실천하는 구의 마을만들기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중간조직인 ‘성북구 마을만들기 센터’를 2011년 12월29일 종암동에 문 열었다.

지원센터에서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분석·평가·연구·보고하고, 마을만들기 추진주체의 계획수립 및 실행지원, 마을만들기 민간단체의 네트워크 사업지원, 마을만들기 교육, 연수, 박람회, 세미나, 사례현장 견학지원, 마을만들기 전문가 파견, 활동공간의 확보 등 활동지원, 마을만들기를 위한 주민조직 발굴, 주민역량 강화, 주민활동 지원과 그밖에 구청장이 마을만들기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을 지원하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성북도시아카데미 ▲마을만들기공모사업 ▲찾아가는 마을학교 ▲토론회ㆍ워크숍ㆍ발표회 개최 ▲주민교류 프로그램 ▲콘텐츠 제작공유 ▲사회서비스 연계 ▲지역경제 활성화 ▲마을의 물리적 거주환경 개선 등이 있다.


◆도시아카데미-찾아가는 마을학교

구는 지역의 현황과 특성, 문제점 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마을만들기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마을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추진하려는 것이다.

이에 2010~2012년 상반기에는 '도시아카데미'를 운영했고, 2012년 하반기부터는 현장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찾아가는 마을학교'로 교육방식을 변경·운영하고 있다.

도시아카데미는 도시화 과정에서 잊혀져가는 지역의 고유한 정서를 회복하고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주민리더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구는 마을만들기의 기초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 현장중심의 워크숍인 '찾아가는 마을학교'를 연중 실시하고, 도시아카데미를 더욱 전문적이고 심화된 과정으로 개편·재개, 연 1회 운영해 마을만들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구는 지난달 20일 성북구 평생학습관에서 ‘2014년 도시아카데미’ 수료식을 마치고 주민리더 35명을 배출했다.

이번 교육은 역사와 문화,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실시했으며 마을 곳곳에 있는 지역내 역사·문화·예술자원을 활용해 매력적이고 살기좋은 마을만들기를 주제로 지난 5월29일~6월20일 총 8회에 걸쳐 진행됐다.

교육과정은 역사·문화·예술 마을만들기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강의 4회와 현장답사 2회, 계획을 직접 수립해보는 워크숍 2회로 구성됐다.

또한 이 교육은 주민 스스로가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 창출·사회경제적 재생을 실현할 수 있는 공동체 모델을 직접 설계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각자의 마을 특색에 맞는 중장기적 마을만들기 계획을 수립하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있는 주민리더를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

구는 이번 교육을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수료한 후에도 주민리더가 마을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을만들기 공모사업

구는 2012년부터 마을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는 다양한 분야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은 주민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통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마을이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의 의미를 넘어 행복한 삶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작은 시작이라고 구는 밝혔다.

이에 구는 매년 마을만들기 사업 공모를 받고 있으며 2012년에는 27건을, 2013년에는 33건을 선정해 2년간 총 4억3000여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구는 올해 1차공모를 통해 25개 단체를 선정해 1억2600만원을 지원했으며 선정된 단체들은 이달 초 지원금의 50%를 받아 지역내 곳곳에서 활발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은 뿌리분야와 줄기분야로 나눌 수 있다.

뿌리분야는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문화·복지·사회·경제·환경개선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돌봄(공동육아·홀몸노인) ▲마을탐방 ▲장애인 복지 ▲전통시장 활성화 ▲재능공유(문화프로그램·벽화그리기 등)와 같은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한 씨앗을 발굴하고 퍼뜨리는 지원사업으로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하는 단체가 도전하기에 적합하다.

줄기분야는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지역사회 과제 해결을 주제로 ▲마을축제 ▲마을학교 ▲공유경제 등 발전적인 심화프로그램을 지원해 마을만들기 사업을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는 기존 수행단체나 관련 경험이 풍부한 주민 단체에 적당하다.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며 뿌리분야는 5인 이상, 줄기분야는 10인 이상의 모임이면 된다.

최근 마감한 2차 공모에 접수된 사업제안서에 대해서는 사업의 적정성, 수행능력, 예산의 적정성, 기대효과 등을 고려해 마을만들기 운영위원회에서 지원대상과 지원금액을 결정해 이달 초 최종 선정해 총 45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성북구의 구체적인 지원

한편 구는 그동안 마을만들기의 토대를 다져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더 오래 지속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5월27일 마을만들기 사업 1차공모에 선정된 25개 단체와 협약을 맺고 동시에 회계·행정교육을 실시했다.

성북구 평생학습관에서 진행된 이 교육은 대표자·회계책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그동안 마을만들기 사업 주체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회계행정에 대해 사례 위주의 세세한 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우리은행을 참여시켜 단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보조금 결제 전용카드 관리시스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켰다.

한편 구는 이외에도 담당부서의 지속적인 컨설팅과 공모사업 선정단체 간 정기모임 주선, 권역별 마을활동가 파견까지 하고 있다. 여기에 단체들을 3개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별 간담회를 주선해 정보교류와 상호연계라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만들어진 우수사례

2013년 실시한 마을만들기 사업 중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면 2013년 12월에 ‘서울시 우수마을 공동체’에 선정된 북정마을이 있다.

서울시 우수마을 공동체 사례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담당관,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각 자치구가 추천한 50여개 마을을 대상으로 현장평가를 실시해 선정하는 것이다.

2012년 북정마을은 재개발을 추진하며 이웃간 다툼이 생기고 마을 주민끼리 경찰서를 오가며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왔다. 구는 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북정마을 주민들을 성북구 마을만들기 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찾아가는 마을학교'에 초청해 마을만들기, 마을공동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주민들은 마을의 균열을 봉합하고 마을공동체를 되살리기 위해 마을환경을 개선하고 지난 10월 주민들이 주도해 '성북동 월월(月月)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일에 축제를 즐긴 것은 물론이고 축제를 준비하며 주민들의 단합을 되살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 다른 예로는 성북절전소가 있다. 구는 2012년 지차체 최초로 '에너지 절약이 곧 발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마을공동체가 에너지 절약에 뜻을 같이하고 함께 노력하는 독특한 에너지 절약 체계인 성북절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절전소를 통해 2013년 4~9월에는 전년 대비 총 74만1546㎾의 에너지를 절약했으며 전체적으로는 약 3%의 절감률을 나타냈다.

구는 2012년 제1호 석관두산에코절전소를 시작으로 2호 동소문현대절전소, 3호 청수골절전소를 지정하고 올해에는 공동주택형 10곳, 주민커뮤니티형 15곳을 확대 지정해 현재까지 28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에코마일리지제도 가입, 에너지클리닉서비스 참여, 공동주택형 절전소의 지하주차장 LED조명 교체, 행복한 불끄기 등을 이웃끼리 협동해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이외에도 절전 우수단체·개인을 선정해 인센티브 지급을 통해 회원들을 격려하고 우수사례를 발표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두고 마을간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마을공동체간 절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자 이들 공동주택 절전소에서는 공용부분 LED조명 교체, 지하주차장 격등제, 계단 센서등 교체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공용부분 전기사용량을 절감하는 아이디어와 실천이 시도됐다. 이에 구는 '실감나는 3+1 절전운동' 등 지속적인 절약홍보 등을 실시해 가구 전기사용량 절감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같이 절전사업이 효과를 나타내며 '서울시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70선 선정' '2013년 10월 기후변화센터 주관 그랜드리더스 어워드 지자체 부문 수상'의 밑거름이 되었을 뿐 아니라, 서울시로 확산돼 전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는 마을공동체를 기반에 둔 여러 사업과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구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마을공동체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며, 더욱 결속력을 높여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마을이 살기좋은 곳으로 변하는 등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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