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동대문구의 가장 큰 전통시장인 경동시장에서 주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동대문구청) |
[시민일보=서예진 기자] 대형마트가 편리해진 요즘 세상이지만 그래도 어릴적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곳은 전통시장일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추석을 맞아 전통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구수한 사람냄새도 맡아보고, 추억을 찾고, 활력이 넘치는 '전통시장 활력 여행코스'를 주민들에게 소개했다.
구는 지난 6월부터 경쟁력과 특색을 갖춘 지역내 명소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테마별로 묶어 주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네 번째 순서로는 오는 추석을 맞아 장보기와 시장에 얽힌 이야기를 생각하며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로 대한민국의 대표 전통시장인 경동시장·청량리종합도매시장·청량리청과물시장·청량리수산시장을 연계한 '전통시장 활력 여행 코스'를 소개했다.
이 코스는 전통시장 최대 집결지인 청량리역 인근의 전통시장을 연계한 코스로 총 소요시간은 약 3시간 정도이며 구청 홈페이지에 이달 말 공개할 예정이다.
■경동시장(소요시간 1시간)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에 위치한 경동시장은 대한민국 전통시장을 대표하는 곳으로 주로 농산물 도매업이나 소매업의 직거래 유통이 이뤄지는 곳이다. 고추·마늘 등 채소와 도라지·산나물 등 산야 채취의 특산물을 주로 취급한다.
규모는 허가관리 면적 약 1만㎡이다. 6.25전쟁 이후 서울 사람들의 생활이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경기 북부 일원과 강원도 일대의 농민들이 생산·채취해 오는 농산물과 채소 등이 옛 성동역(제기동역 2번출구, 현 한솔동의보감이 위치)과 청량리역을 통해 몰려들었다.
이에따라 집산지가 필요했고 또 그 반입과 판매를 감당하기 위해 전토(田土)를 매립한 공지(空地)에 좌판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 경동시장의 시초다.
이후 1961년 시장개설 허가를 받은 후 시내에서 모든 농산물을 골고루 갖추고 가장 싸게 파는 시장으로 자리잡았으며, 80년에는 시장근대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근대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82년 신관 건물이 준공돼 경동 신시장을 개장하고 85년에는 경동빌딩이 준공되는 등 확장과 발전을 거듭해왔다. 그 결과 국내 최대의 인삼시장이 개장되고 한약 전문상가도 크게 형성돼 외국인 관광객들도 거쳐 가는 관광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청량리종합도매시장(소요시간 40분)
청량리종합도매시장은 1948년 서울시 종합시장 제1호로 서울 동북부와 강원, 경북 충청권에서 올라온 시민들이 이용하는 전국적인 시장이었다. 현재는 청과류, 채소류, 건어물류, 견과류, 축산물류 등은 취급하는 130여개의 점포가 모여 있는 전통시장이다.
청량리종합시장은 음식점 식자재 납품 전문시장으로 대형마트나 슈퍼보다 30~4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된다.
제기동과 청량리 일대 시장들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면서부터이다. 중앙선과 경춘선을 이용해 지역 생산물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청과물시장과 수산시장 등 전통시장별로 전문화된 품목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청량리청과물시장(소요시간 40분)
청량리청과물시장은 1958년부터 동북부권의 물류단지로 90년대까지는 장안에서 제일가는 도매시장으로 명성이 드높았다.
한때 환경·교통문제가 대두돼 폐쇄위기도 있었으나 상인과 주변 주민들의 노력으로 전통시장의 특성을 잘 살린 도·소매 청과시장으로 형성됐으며 특히 새벽에도 찾는 손님들로 붐비는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신선하고 품질 좋은 제철과일과 채소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시장을 한 번 이용하면 꼭 다시 찾게 만드는, 손님들에게 사랑받는 시장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청량리수산시장(소요시간 40분)
청량리역 인근에 위치한 청량리수산시장은 35년 전통의 전문도매시장이다. 이곳은 주로 도매업을 취급하므로 새벽시장에 대량으로 수산물을 구입하는 경우 이용하면 편리하다.
청량리수산시장 상인들은 수산물의 착한 가격과 신선도 측면에서 전국 어느 수산시장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새벽시장의 살맛나는 현장을 경험하고 싶다면 청량리수산시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우리 것으로 신선한 물건, 저렴한 가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자.
마트에서 장을 보는 이들이 많은 현재, 앞서 소개한 시장에 들러 산지에서 올라온 신선한 재료를 만나고, 사람냄새와 활력을 접하면서 어른들은 어린시절 시장의 추억을, 아이들은 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생생한 현장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외에 동대문구가 지정한 관광코스
앞서 구에서 소개한 3개의 코스도 각각 개성있는 테마로 짜여 있어 추석명절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첫번째는 ‘건강체험 코스’로 동대문구의 명물, 서울약령시를 중심으로 짜여진 코스로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서울약령시~보제원 터~경희대학교 한의학역사박물관 순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경동시장 인근에 있는 서울약령시는 전국 한약재의 70%가 유통되는 곳으로 조선조 효종 때부터 이어져 온 유서깊은 곳이다. 이 근방에는 우리 선조들의 우수한 한의약 문화의 보존·계승·발전을 위해 조성된 서울약령시한의약박물관도 있다.
두번째 ‘도보여행 코스’는 배봉산근린공원~장안동 벚꽃길과 중랑천 체육시설~청계천 순으로 이어지며 이 코스는 일상속에서 휴식을 찾을 수 있는 녹지공간과 그곳에 있는 문화유적을 연계한 힐링코스다.
특히 배봉산에는 도서관과 놀이터, 운동기구를 갖춘 것뿐만 아니라 사도세자의 묘인 영우원 터, 수빈 박씨의 묘인 휘경원 터가 있는 등 조선시대 문화유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세번째는 ‘선조의 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조산왕실의 삶 코스’로 영휘원·숭인원~세종대왕기념관·홍릉 숲~연화사로 이어진다. 영휘원은 근대 사립학교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순헌황귀비 엄씨의 묘소이며 홍릉은 명성황후의 옛 무덤 터로 현재는 수목원이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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