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완구 사의표명 어떻게 보나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4-21 15: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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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참 안타까운 일” vs. 새정치 “이제 시작일 뿐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취임 2개월여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안타까운 일”이라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대여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1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고뇌에 찬 결단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재보궐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공인으로서 우리 국가를 위해 그런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 좋은 평가가 나오리라 생각한다"며 "선거하고 연결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다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일들인데 모양 좋게 본인의 결단으로 그만두는 모습이 되길 바랐는데, 2~3일을 참지 못하고 너무 과하게 정쟁으로 몬 것에 대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등으로 공세를 편 새정치연합 등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당 유승민 원내대표도 "국정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인간적으로는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주 야당 원내대표에게 특검을 하자고 제안 했었다"며 "이에 대해 야당은 이번 사건만을 위한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사건을 질질끌려는 정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만 동의한다면 이번 주례회동에서도 특검을 합의하고 준비에 착수할 생각이 있다"며 "야당이 성완종 리스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일에만 몰두하고 민생을 외면하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 표명과 관련해 "이 총리가 아주 결단을 잘 내렸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총리 사퇴는 공정한 수사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은 개인비리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걸린 정권 차원의 비리"라며 "박 대통령도 곪은 부분을 다 덜어낸다는 각오로 임해야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왼팔, 오른팔을 가리지 않는 성역 없는 수사로 대한민국을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나라로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8명에 대해서도) 검찰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친박권력형 비리게이트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친박권력형 비리게이트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우리가 총리 사퇴를 주장한 것은 단순히 '자리를 떠나라'는 의미가 아니라 공정한 수사 조건을 위한 것이었다"며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총리 사퇴는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총리가 사퇴를 결심한 만큼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빈틈없이 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성완종 전 회장이 죽음을 통해 증언하고 간 '성완종 리스트' 8인방에 대해 우선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문제들도 당연히 밝혀져야 하지만 혹시라도 8인방에 대한 수사와 함께 물타기 수사를 꾀한다면 검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성완종 리스트 8인방의 국회 출석을 요구하기 위한 상임위 협상이 난항에 빠져 있는 점을 지적하며 새누리당의 협력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한편 페루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0일 오후(현지시간)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사의에 대해 보고받았다.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고 밝혔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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