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의장 릴레이 인터뷰 <5>] 서울 관악구의회 이성심 의장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7-21 17: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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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회 폐지보다 의원정수 축소 바람직"
"광역의원 늘려 구정 동시수행 방안도 대안"
"정당공천제 폐지하거나 상향식으로 전환을"


▲ 이성심 서울 관악구의장이 <시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존 정당공천제는 문제가 많다"며 "공천제를 폐지하거나 상향식 공천제로 바꿔야 한다"고 정당공천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성심 서울 관악구의장은 20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초의회 폐지보다는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당 공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구의회는 집행부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부문을 나서서 보완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의원으로서 역할을 잘 해낼 전문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들만 남겨 의원 정수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일환으로 광역의원의 규모를 늘려 시정뿐만 아니라 구정활동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시 사업은 보통 서울시와 구가 연계해 추진하게 돼 있다"며 "양 기관이 서로 윈-윈하기 위해서는 시의원들이 시정과 구정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당 공천 제도에 관련해서는 단호하게 "폐지하거나 지금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이유에 대해 이 의장은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수행하면서 주민의 입장보다는 공천권을 쥔 이들의 눈치를 보게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당 공천을 폐지하거나 상향식 공천으로 이같은 폐단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때마다 기초의회 의원들이 동원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4.29 보궐선거때만 해도 구의원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운동 일선에서 뛰었다"며 "주민을 위해 활동해야 할 구의원들이 선거보조원으로 전락한 현실이 참담하다"고 이에 대한 개선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20여년 동안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정치판 현실을 털어놓았다.
이 의장은 95년 2대 의회에서 2번의 선거를 치르고 2번 당선되는 흔치 않는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당시 현역의원 측으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해 의원직을 내놓게 됐다"며 "그런데 해당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저의 억울함을 알고 있던 주민들이 보궐선거를 통해 명예를 회복해 주신 것"이라며 "굉장히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남성 못지않은 뚝심 있는 행보로도 정평을 얻고 있는 이 의장은 98년 당시 전국최초로 '어린이집 조사특위 구성'을 이끌어 냈던 때를 가장 보람있는 순간으로 떠올렸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당시 새마을유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가 관련 법 없이 무작위로 만든 것으로 원장도 자격기준 없이 고용돼 문제가 많아 민원이 쇄도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특위 위원장으로 나선 것은 아니었지만 구성과 활동을 주도했다. 사실 활동이 많이 힘들었다. 어린이집(당시 유아원) 원장들이 와서 피켓 시위를 벌이곤 했다"면서도 "38명 가운데 8명의 원장이 물러났다. 이후 스스로 자정작용이 일어나 많이 개선되게 됐다. 잘못하면 쫓겨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던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의장은 '공부하는 의회' 구현을 역점으로 삼고 추진 중이다. 의원들의 전문적 소양 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의장은 "구의원이 능력과 전문성을 겸비해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안을 만들어내고 집행부의 정책을 잘 심의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지방의회에 대한 불신을 씻고 존중받는 의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추진배경을 밝혔다.

이어 "취임 직후부터 의원으로서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예산ㆍ결산 심의기법 및 도시조례작성교육 등 전문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특히, 올해 3월부터 서울대학교 사범대에서 의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7대 의회는 회기 기간이 아니더라도 의회에 나와, 의원들 스스로 장기적인 의정활동을 계획하며 스스로 공부하고,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의정방향에 대해서는 "동료의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의정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집행부와의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건전한 의회를 만들 것"이라며 "의원 각자의 자질향상과 능력개발을 위해 평소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 상을 만들어 더욱더 활기찬 의정활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의장은 인터뷰 도중 "정치한다고 아이들에게 엄마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후회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혀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정치입문을 늦춰서라도 아이들에게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소싯적에는 우리 아이가 좀 피해를 보더라도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면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학교급식, 교육 문제 등 가리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면서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아이들에게 너무 희생을 강요하면서 소신만을 가지고 살아왔던 것에 대한 후회는 분명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문제는 또다른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지만 내 아이의 문제는 내가 해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면서 "지금 아이들은 엄마를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데, 엄마로서의 마음이란게 미안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 지금 내가 하는 일을 충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보고 배울 수 있게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그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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