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반기문 대선 출마 시사’ 시각차 극명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5-28 14:16:4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더민주 박영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충실한 임무 가장 바람직”
새누리 이명수, “잠재적 대권후보 중 한 분으로 보고 평가해야”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이를 두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반 총장이 ‘과잉 해석됐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야당은 반 총장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27일 오전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충실한 임무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박 의원은 “역대 유엔 사무총장 7명의 퇴임 이후 행적을 보면 물론 정부직에 가 계신 분도 있지만 그분들이 대부분 4년 내지 5년의 텀을 두고 일정기간을 쉰 다음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대부분 다 맡았다”며 “그런데 반 총장 같은 경우 바로 퇴임 직후 대선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존경받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게 맞을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반 총장의)좀 더 깊이 있는 생각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그동안 반기문 총장께서 직업 외교관으로서 굉장히 외교적인 단어를 구사했던 것과 달리 상당히 구체적인 발언을 하셨기 때문에 출마를 하시는 게 아닌가 받아들이는 게 맞지만 하루만에 그 발언 수위를 조금 낮췄는데, 그건 아마 반 총장 스스로 이 대권도전으로 시사하는 발언이 적절했는냐 하는 부분에서 스스로의 쉼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이란 자리가 국제 분쟁 예방을 위해 조정과 중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그 업무수행에 어떠한 정부나 국제기구로부터 영향력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1946년인가 당시에 유엔 총회 결의안도 유엔 사무총장을 사퇴한 직후 정부의 직책을 삼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잠재적 대권후보 중 한 분으로 받아들이고 냉정하고 냉철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반 총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서는 “그 분(반 총장)이야말로 글로벌 시대에 세계 여러 가지 일들을 하면서 세계의 정치권, 경제권, 모든 변화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본인의 임기가 금년 말로 끝나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 시사하는 바를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했다.

이어 “임기가 끝나고 갑자기 하는 것보다는 지금 정도는 시사를 좀 해두는 게 안 좋을까 그런 생각으로 받아들인다”며 “야권의 잠재적인 대권주자 활동도 있고 여권에서 대권주자가 있느니 없느니 이런 얘기들이 오가는 상황에서 마침 이 시기에 모국을 찾아 여러 가지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계제에 이 부분에 관한 일정한 언급은 필요하지 않았는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바로 대선 출마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야당측 주장에 대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분들이 대통령도 하고 장관도 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했다”며 “유엔 결의안 도 1946년 유엔 설립 직후 생긴 건데 지금 역대 총장들의 행보를 보면 꼭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당위성이나 구속력은 없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분의 국내적 기반이나 총장을 마치고 바로 정치권에 진입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데, 앞으로 차기 대통령과 관련해서 누가 해야 하느냐 보다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시대상황이 누굴 필요로 하는가 하는 점에서 보면 그분한테 그런 여유를 주자는 것”이라며 “그분 스스로가 내가 유엔 사무총장이 끝나면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앞으로 5년, 10년 여러 가지 세계적인 변화나 이 추세에 가장 부응할 사람이 누군가, 거꾸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