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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이준석 리스크’로 인해 국민의힘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애간장은 새카맣게 녹아들어 간다.
무난한 압승이 예상됐던 지난 대통령선거가 ‘이준석 리스크’로 인해 자칫 패할지도 모르는 지경까지 이르렀었는데, 반성하기는커녕 이번에 또 ‘말 많고 탈 많은’ 이준석의 ‘혐오 정치’가 구설수에 올랐다.
'탈(脫)시설' 권리를 요구하며 '지하철 시위'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요구에 대해 ‘시위 방식’을 문제 삼아 연일 '볼모', '독선', '아집, '비문명적' 등 거친 언사로 비난하는가 하면, 장애인과 서울시민을 편 가르는 추악한 모습까지 보인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 측 인수위 관계자들이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가 현재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나, 애로사항에 대해 청취하고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너무나 대비되는 행태다.
그런데도 이준석 대표는 막무가내다.
그는 전장연의 사과 요구에 대해 30일 "사과 안합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뭐에 대해 사과하라는 건지 명시적으로 요구하십시오"라며 이같이 고집을 부렸다. 이 같은 이 대표의 태도가 6.1 지방선거를 앞둔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오죽하면 이준석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마저 "이준석 대표가 본인 스스로 좀 자제했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얘기를 하고 거기다 자꾸 덧붙여서 얘기하니까 그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점점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라며 “자제가 필요하다”라고 꼬집었겠는가.
특히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선 넘은' 발언에 "약육강식에 빠져있는 진화가 덜 된 사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5선 중진이자 소아마비 장애를 앓고 있는 이 의원은 이날 "오로지 시험 점수·힘겨루기에만 익숙해져 있고 정치공학적인 것만 따진다. 도저히 다른 사람의 아픔이나 고통을 헤아리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다. 휴머니즘이 부족한 거 같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예지 의원이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 꿇고 사과하는 모습은 이 대표가 배워야 할 태도"라고 강조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전날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준석 대표를 향해 “항상 약자와 소수자를 공격하고 있다”라며 “대중 선동해 지지율 끌어당기는 저급한 정치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분(이준석 대표)이 정치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라며 “이건 정치가 아니다.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전장연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김 의원은) 내 대변인도 비서실장도 아니다”라며 “(대신 사과할) 그럴 권한이 없다"라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용산 집무실 이전' 관련 대응"이라면서 되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에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이런 이준석 대표의 안하무인 식 행동에 중도층이 등을 돌릴 것이고, 결국 국민의힘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득표에 해를 끼칠 것은 자명하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 지역에서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 광역 지방의원 후보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대선 이후에 또 재연된 ‘이준석 리스크’라는 점에서 대선 때보다도 이번 지방선거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당 대표라면 소속 정당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그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는 공당의 대표, 나아가 곧 집권당이 될 대표의 자격이 없다.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거라는 걸 그의 정치 스승인 유승민 전 의원이 깨우쳐주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니 공천에 시험 점수를 반영하겠다는 황당한 말을 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이준석 리스크를 등에 업고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안쓰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런 철부지를 당 대표로 선출한 사람들이 그대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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