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제리 맥과이어는 2류 미식축구 선수를 2백만 달러짜리 스타로 키운다.
그 직업은 ‘스포츠 에이전시 매니저.’ 구단과의 계약에서 광고 수주까지 프로 선수를 ‘관리’해 주는 것이 그의 일이다.
프로 선수들의 단체 협의회조차 없는 우리에겐 다소 낯설지만 프로 스포츠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유망한 직업 가운데 하나다.
미술에도 이런 매니저가 필요하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외국에는 미술 마케팅이 활발한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시작이다.
미술인이나 미술 기관 등에서 작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누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고 있다.
미술은 사회 안에 존재하면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예술품과 관련된 일은 그것을 생산하는 예술가만의 몫이 아니다.
이 점에서 시장에 공급되는 생산물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마케팅과 다르게 느껴진다.
포장과 과신, 적당한 허영기 충동과 수익성에 대한 확신 심어주기가 지금까지의 마케팅 전략이었으나 이제는 딜러와 고객의 솔직한 이익 분배, 진솔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의 말대로 미술 마케팅은 좀 별나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가수 ‘비’나 SM 엔터테인먼트의 ‘H.O.T’ '보아'와 같이 전략적으로 움직이기도 힘들다.
가수들은 그들의 몸과 그들의 음악 행위가 공존하면서 몸 자체도 하나의 상품이 된다.
미술은 화가가 상품으로 등장하기 어렵다.
현대 미술에서 행위 예술과 관련된 몸짓 언어가 예술화되기도 하지만 행위 예술 자체가 매매되기도 어렵거니와 행위 예술은 지속적 홍보 마케팅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술 마케팅은 관람객과 구매자라는 자양분이 필수적이다.
가수들 역시 음반 시장과 시청자라는 자양분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가수는 대규모의 자양분 확보가 가능한 입장인 반면, 미술의 경우 수없이 양산되는 미술 작품 중에서 단 하나의 이미지가 판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소유할 수 없다.
미술에서도 가수의 음반과 같이 똑같은 작품을 복제하는 판화라는 것이 있긴 하다.
하지만 미술 구조의 생리상 판화 작품도 같은 이미지의 상품이 많아야 겨우 100점 내외이다.
유명 화가들에게도 매니저는 있다.
화가의 매니저는 화가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화가에게서 생산된 이미지를 판매한다.
그러나 실력 있는 화가 지망생을 발굴하여 지원 육성한다 할지라도 예술은 화가의 감성과 개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그 화가의 예술관 자체를 수정한다거나 예술관 자체를 심어주어서도 안 된다.
화가 지망생을 지원 육성하여 성공한 경우에는 막대한 부를 축척할 수도 있다.
화가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작품 가격은 처음 가격의 수십 배를 능가한다.
그러면 더 이상 지원이 없어도 스스로 살아간다.
화가가 스스로 살아간다는 말이 아니라 화가의 미술 작품이 생명력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1만원 하는 음반이 1000만원이 될 수는 없다.
100만원하는 미술 작품이 10억이 되는 일은 가능하다.
화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좋은 작품을 창작하는 젊은 화가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은 화가의 매니저가 되어 주는 것이며, 마케팅의 주역이 되는 일이다.
구매자가 왕이다.
다시 맨 앞의 구 모씨에게 가보자. “우리 같은 사람이 필요합니다.
화가는 미술을 창작하지만 마케팅은 화가와 사회와의 소통을 위한 방법을 창작합니다.
다시 말하면 구매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미술 관계자분들은 미술을 관람하는 모든 사람이 본인들 수준과 비슷하다고 여겨요. 우리는 초보자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죠. 아트 마케팅 전문가 좀 소개시켜 주세요. 사업 한번 해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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