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세균 의장 개회사’ 두고 설전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9-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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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중립적이어야 하는 국회의장, 야당 입장 대변”
더민주, “강성 친박 의원들이 주도하는 것 같아 걱정”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 내용을 문제 삼으며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에 돌입했다.

여야는 쟁점이 되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두고 장외에서도 설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은 지난 1일 오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의장은 중립적 입장에서 사회도 보고 개회사도 하는데, 새누리당이 볼 때는 야당 입장을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우선 국회의장이 되면 탈당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엄연히 어느 당에도 해당이 돼 있지 않은데 오늘(1일) 본회의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저희가 매우 놀랐다”며 “그런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시는 분이 이상한 말씀을 하셨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수처를 신설한다, 사드 배치 문제를 또 말씀하셨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 발언을 하셨는데 이건 새누리당에서 볼 때는 야당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실 여야가 이런 추경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장의 이런 편향적인 발언은 사실 어느 모로 보나 불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문제가 되고 또 사과도 하고 더 나아가서 사퇴까지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정치적인 중립을 이유로 당적 보유를 금지한 국회법 제20조 2항, 이 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2002년에 국회는 국회법 제20조의 제2 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이 국회의장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것을 새로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세균 의장이 여야가 사드 배치, 또 동북아안보 역학관계 등 굉장히 첨예한 사안에 대해 한쪽 진영을 두둔하고 나선 것은 스스로 야당 대표의 역할을 자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추경을 빨리 처리해야 하지 않은가’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윤리위에 제소를 하고 사퇴촉구결의안을 의총장에서 만들었다. 또 이것 가지고도 안 된다고 해서 액션으로 뭔가 보여야 한다고 논의가 되고 있다”며 “결국 국회의장도 그렇고 새누리당에서도 이런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는 건 너무 창피한 모습인데 이제는 국회의장님과 저희 당 대표, 원내대표가 막판 협상을 해서 조금씩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강성 친박 의원들이 주도하는 것 같던데 걱정”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개회사가 새누리당 의원들 듣기에 좀 불편했던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시작하자마자 이런 정도의 내용을 가지고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은 매우 옳지 않다. 국회의장은 정치인인데, 그러면 민심을 반영한 말씀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 의장이)말씀하신 게 어떤 특정한 당을 대표해서 하신 말씀이 아니다. 사드 문제도 그렇고 우병우 수석 문제도 그렇고 많은 국민들께서 염려하고 우려하는 내용들을 국회의장으로서 걱정하면서 함께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말씀하신 건데, 그게 무슨 법 위반 문제까지 나오는지 알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회의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특정 당에 편향되게 진행을 한다든지 또는 특정 당을 불리하게 만든다든지 하면 법 위반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정치인이 국회의장의 발언을 가지고 이렇게 문제 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 우리 야당 입장에서는 과거 여당 출신,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장들께서 말씀하셨던 내용들이 다 듣기 편해서 그걸 다 듣고 있었겠는가”라며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는 훨씬 더 정치적 발언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거 듣기 편해서 듣고 있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 여소야대가 되면서 과거에 19대 국회처럼 새누리당이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들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로 인해 이른바 강성 친박 의원들이 상당히 압박감을 많이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는데, 그래서 오늘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과하게 문제 삼으면서 이런 과민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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