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 더도 덜도 말고 ‘취재기자 만큼만’ 하면 나무랄 법 지구상에 없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7-05 12: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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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의 목적과 활동상 수단·방법 경찰의 역할보다 취재기자와 흡사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동서고금을 통해 업무상 수단과 역할면에서 ‘탐정(업)’과 가장 닮은 직업(인)을 골라 보라면 어떤 직업(인)을 고르시겠습니까? 그 직업, 그 사람이 지닌 특성을 이해하면 이제 막 첫발을 뗀 ‘탐정(업)’이 ‘무엇을 지향하는 직업인지’ 또는 ‘누구나(나도) 할 수 있는 일’인지를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일반적으로 탐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크게 ‘범죄를 조사하고 범인을 쫓는 경찰의 수사활동’(예: ‘수사반장’의 최불암)을 연상하는 부류와, ‘아무런 권력없이 다양한 분야의 의문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기자의 취재활동’(예: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을 떠올리는 부류로 나뉘는 경향이다. 

‘탐정’을 ‘수사반장’ 최불암의 역(役)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는 탐정(업)을 범죄 또는 범인 파악과 관련된 일에 치중하는 사람(직업)으로 여기거나, 탐정도 시민의 권리‧의무에 직간접의 공권(公權)을 행사할 수 있는 일말의 권능(權能)을 지닌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며, 이에 반해 ‘그것이 알고 싶다’의 김상중 역할에 비유하려는 사람들은 ‘탐정이란 남다르지 않은 민간인 신분하에 임의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외로운 존재’로 보는 패턴이다. 


이렇듯 지금의 탐정업계에는 ‘최불암型’ 탐정을 꿈꾸는 탐정과 ‘김상중型’ 탐정을 실현해 보겠다는 탐정이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암행어사型·스파이型’ 탐정 등이 혼재해 있다. 하지만 탐정의 본래적 수단과 역할로 보아 ‘탐정과 경찰이 4촌’으로 표현된다면, ‘탐정과 취재기자는 2촌(형제)’정도로 불릴 만큼 탐정의 활동상 정체성은 취재기자와 매우 흡사함이 학술적으로나 실무상으로 실증(實證)되고 있다.

영국의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소설속 셜록홈즈를 통해 ‘지문’과 ‘혈청’으로 ‘개인(범인)을 식별’해 내는 기법을 최초로 개척, 지난 19세기 경찰의 수사기법 향상에 직간접으로 크게 공헌한 것에 기인한 듯 오늘날까지 탐정이라 하면 ‘범죄와 범인’ 또는 ‘경찰(형사)’을 떠올리는 경우가 적지 않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 속 탐정의 목적과 활동상 수단·방법 등에서 경찰(‘수사반장’ 최불암 등)의 역할과 비슷한 점은 그리 찾아보기 어렵다.

경찰은 필요에 따라 명령‧강제와 같은 ‘권력’을 중심으로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라는 폭넓은 임무를 수행하는 공공재(公共材, 법 집행자)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민사관계 불간섭 원칙’에 따라 방임 또는 제한적‧잠정적 개입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찰권 발동에는 조건과 한계가 따른다는 얘기다. 이에 비해 탐정(민간조사업)은 ‘누구나’, ‘사적 이익을 위해’, ‘언제든지’ 그리고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선택재(選擇材, 임의적 존재)’라는 측면에서 그 존립 근거나 이용자(利用者),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방법 등 본질이 경찰과는 완연히 다르다.

그럼 탐정과 취재기자는 어떤 면에서 동질성을 지닐까? 기자는 대중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공익적 측면이 강한 반면, 탐정의 역할은 의뢰인의 권익구현에 중점을 둔다는 궁극의 사명은 다르지만, 탐정과 기자는 공히 ‘아무런 공권(公權) 없는 100퍼센트 민간인 신분’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 한편 ‘탐문’과 ‘관찰’ 등 조리상(條理上) 합당한 방법을 찾아 정보의 오류와 함정을 발견(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일을 요체로 한다는 점에서 ‘업무 추진상(과정상) 대단한 유사성’을 지닌 직업이라 하겠다.

특히 취재기자나 탐정의 활동은 둘 다 권력작용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에 따른 자의적(恣意的) 활동임에 어떤 국민도 이들의 탐문이나 취재에 응할 한치의 의무도 지니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고독한 직업(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무원의 고립을 극복할 스스로의 의지와 역량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도태되거나 ‘명기자’, ‘명탐정’으로 재탄생(再誕生)하는 등의 진퇴와 성패가 교차되고 있다는 점에서 취재기자와 탐정은 거의 비슷한 운명의 직업(인)으로 보아 무리가 아닐 듯 싶다. ‘탐정은 프리랜서 기자이고, 취재기자는 탐정의 원조(元祖)’라는 명기자들과 베테랑 탐정들의 경험담(經驗談)에 깊은 공감을 보낸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공인탐정법(공인탐정)명암,各國탐정법·탐정업비교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5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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