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침향주얼리 디자이너 남승희 편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5-12 17: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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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희 디자이너(왼쪽)  
중국의 1%를 사로잡은 남자!

세상에서 아무도 한 적 없는 일을 하는 사람은, 둘 중의 하나로 극명하게 다른 평가를 받는다.

'쓸데없는 짓을 하는 사람', 아니면 '용기 있는 프론티어'로.

남승희(주식회사  린' 대표)는 근래에 보석업계에서 '쓸데없는 짓을 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났던 게 사실이다.

보석상으로서 30년이 훌쩍 넘는 경력을 가졌고, 그 경력에 맞게 수업료도 내보고 수직상승도 해 본. 

그리고 이제는 소위 산전수전 다 겪어내고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보석들 사진만 딱 봐도 수익구조를 판단할 수 있는 일명 '마스터'가 되어 있는데.. 

대체 왜 '쓸데없는 일을 하고 다니는지 알 수 없다.' 고 업계 사람들은 말했었다.

 대체 그가 하고 다니는 '쓸데없는 짓'이 뭔지 물었다.

"침향을 아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침향환' 이라는 제품을 먹어 본 적은 있다고 답했다. 그저 웃는다. 

허황한 이 웃음의 의미는 뭐지?

"먹기도 하지요. 냄새만 풍긴 침향환을... 허긴 공진단에 진짜 사향이 스치기만 해도 명약이 된다는 말이 있는 세상이니..."

여전히 시니컬한 웃음을 날리며 손바닥보다 조금 크고 날렵한 모양새의 가방을 연다.

은밀하게 소포장 된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풀며 제 모습을 보이는데, '뭘 그리 보석처럼...'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마치 내 생각을 들은 것처럼 "이게 보석만큼 비싼. 물건입니다!" 라며 웃는다.

'침향'의 실체를 보았다. 나무 조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저 나무 조각일 뿐이었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후~욱' 당겨오는 익숙지 않은 향의 존재였다.

“침향의 실체는 이 나무 조각이 아니라, 나무 조각이 품고 있는 향이지요. '아가우드'라는 나무가 상처를 입으면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스스로 치유물질을 분비합니다. 그 수지가 뭉쳐서 정제된 부분은, 나무가 죽어 땅속에 묻혀도 썩지 않고 향을 뿜으며 존재하거든요. 백 년이 지나도 침향목의 결정체는 땅 속에서 썩지 않고 향을 냅니다. 그러니 그 향이 사람에게 치유효과가 있다는 건, 알고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문헌에 보면 침향은 왕가의 가보로 전해지기도 하고 중요한 국가의식이나 종교의식을 치를 때 비로소 태워 향을 피웠다는 기록이 있다. 또 조조가 운명할 때, 최측근의 처첩에게만 하사 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또한 동의보감 등의 중요 의학서에는 침향이 각종 질병, 피로 회복과 면역력 강화 등에 신비한 효능이 있는 약재로 소개되어 있으며, 세종실록 등에는 '눈에 띄면 비싼 값이라도 반드시 사야하는 귀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 스토리를 가진 이 ‘귀물’에 보석마케팅 전문가 남승희 대표가 빠져든 이유는 대체 뭘까?

“제가 30여 년 전 다이아몬드에 빠져든 이유랑 같아요. 다이아몬드는 사람만이 가치를 정합니다. 배고플 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땅에 묻어 놓아도 자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신비한 힘이 있지요. 특히 여인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인을 움직이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보석 마케팅을 평생 비즈니스로 정한 겁니다.”

침향도 그랬단다. 5년 전, 그가 보석 비즈니스를 위해 '북경의 최고위층만 상대한다.' 는 거물을 만났을 당시, 그의 명함에는 '베이징 침향 협회장 손용위'라 쓰여져 있었고 그는 말 그대로 '거인' 이었다.

“왜소하게 생긴 나무 조각을 조심스레 내밀면서, ‘다이아몬드와 어울리는 '콜라보 디자인'으로 신개념의 주얼리를 창조해 보자’고 제안을 하는데 사실 좀 황당했지요. '이 사람이 다이아몬드를 우습게 아나?'하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는 다이아몬드 뿐만 아니라 해외로 빠져나간 중국 정부의 중요 문화재급 보물들을 매집해온 특별한 신분의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는 보통사람이 아니다. 베이징 국가공항 VIP통로에 '침향'전시관을 운영, 책임을 맡고 있고 현재 중국 정부가 '침향 감정사'로 공인한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다.

“베이징 중심가 용허궁에 설치한 '삼향삼 침향 박물관(관장 이숙)'을 가보고 나서야, 중국에서 그가 어떤 위치의 사람인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침향으로 중국을 움직일 수 있겠다.' 는 느낌도 갖게 되었지요.”

그의 '침향 입문기'는 어찌 들으면 황당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베이징 국가공항 VIP 통로에 설치된 침향 전시관과 베이징 핵심지역에 설치된 '침향박물관'을 보면서, 중국 정부가 인증한 유일의 '침향 감정사' 손용위 회장의 손을 잡게 됐다며, 무엇보다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힘의 존재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과 예술과 돈의 상관관계를 본능적으로 느끼는 특별한 마케터이자 크리에이터이다.

“다이아몬드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히 아는 사람은 유태인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전 세계의 다이아몬드 시장과 생산시스템을 전부 장악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걸 아는 중국이 다이아몬드 시장을 우회하며 세계의 미술품시장 그 판을 흔드는 데에도, 당연히 우리가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세상은 움직이는 거니까요. '침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느낌은 확실히 듭니다.”

그는 생각보다 느낌을  말하는 사람이다. 그의 말 속에는 '느낌'이 지속적으로 등장한다. 사고력보다 직관과 감성을 믿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세상을 움직이려 혁명을 생각할 때, 그는 다이아몬드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느꼈던 사람이다.

다이아몬드로 세상을 움직여 보려 30여 년의 시간을 썼던 그는, 이제 다이아몬드와 '침향'을 들고 그의 '느낌'을 끌어내고 있다.

“달랑 나무 조각들을 주고 다이아몬드와 침향을 소재로 한 '신개념의 주얼리'를 만들어 달라는 중국의 요구가 황당했지요.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중국인데, 이걸 왜 못했겠습니까? 아무리 해도 확 당겨오는 느낌이 없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 느낌을 구체화 시키는 데에 시간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는 나무가 말하는 것을 들어야 했고, 그 나무가 서 있었던 벌판의 바람 소리, 그리고 그 바람결에 실려 오는 빗소리, 사람들의 목소리, 말 발굽 소리. 그저 서늘하게 부딪혀 오는 푸른 달빛의 느낌까지 담아야 했다.

그리고 그의 첫 작품은 '초원에서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완성됐고 베이징에서 상상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베이징 사람들은 “드디어 '침향주얼리'라는 '신개념 주얼리 시대'를 열게 됐다.” 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제게는 상품의 컨셉을 본능적으로 찾아내는 달란트가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적으로 깊숙히 들어가다 보면 디자이너의 역할까지 하게 됩니다. 유저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가 느껴지니까요. 제가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니 당연히 협업으로 시너지를 내지요.”

그의 말대로 그는 디자인 공부를 하거나 디자인 실무를 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의 디자인 간섭(?)이 어느 순간부터 디자인 실무가 됐고 지금은 디자인 데스킹을 하는 '왕실장'이 됐다.

“특히 '침향주얼리'의 경우는 저 혼자 외롭게 벌판을 지나듯 작업해야 했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것들은 노련한 테크니션들이 구현해 주었지요. 어쨌든 베이징에서의 폭발적 반응으로 저의 '쓸데없는 짓'이 '헛방'이 아니라는 걸 보여줘서 정말. 기쁩니다!”

그의 시도로 열린  '침향주얼리'의 새로운 세계는 주얼리의 기능성이라는 '화두'를 시장에 던졌다. 침향으로 만든 팔찌, 반지, 귀걸이 등 장신구의 영향으로 심신의 피로 회복과 치유의 범주까지 넘나드는 '침향주얼리'의 가치는 과연 얼마나 시장을 움직일 수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는 단연 유일하고, 중국에서도 실질적으로 유일한 '침향주얼리 디자이너'로 대접 받게 된 남승희대표는 “침향주얼리는 몸에 지님으로써 비로소 심신치유의 기대와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귀족들의 상징물이 될 것입니다. 저는 다이아몬드와 침향에 전문성을 가진 유일한 침향주얼리 전문가이며, 동시에 중국의 새로운 귀족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될 겁니다.”

문화 한류의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그의 열정에 중국 상위 1%의 귀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이아몬드는 단 하나의 결정 속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기에 가장 빛나는 보석이 되고 침향은 나무 전체가 땅속에서 썩어 사라질 때까지도 절대 썩지 않는 수지부분(치유물질)만 뭉쳐, 그 향을 품고 귀물이 된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생명을 보호하는 향을 내뿜는 신비의 침향 콜라보는 주얼리 시장에서 강력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 파도 한가운데 서 있는 '침향주얼리 디자이너' 남승희는 '비주얼 디자이너'가 아니라, 

느낌을 품고 사는 '스토리 디자이너'다.

그는 지금,  중국의 1%와 뜨거운 ‘밀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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