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결혼 예방! 옛 조사 방식과 차별화된 ‘팩트체크형 혼전조사’ 바람직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14 10: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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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새롭게 설계된 ‘팩트체크형 혼전조사(婚前調査) 전문 프로그램’ 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키로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소장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감정에 휩쓸려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거나 사람을 잘못 보아 낭패에 빠져들어 가는 사람’을 비유하는 속담에 ‘눈에 콩깍지가 씌인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무엇엔가 홀리듯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조금의 의문이나 의심도 없이 무조건 긍정하다가 피해를 입는 사람을 조소(嘲笑)하는 말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눈에 콩깍지가 씌인 사람’은 사기꾼(詐欺꾼)의 표적이 되기 일쑤이며, 그 중에서 ‘사랑의 콩깍지가 씌여 눈이 먼 사람’은 결혼사기에 매우 취약하다. 이 ‘콩깍지’는 사기꾼이 정신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통해 ‘씌우는 경우도 있고’, 피해자의 오판이나 방심으로 ‘자초한 콩깍지’도 있을 수 있다.

어떤 형태의 콩깍지에 씌었건, 누군가를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한 나머지 상대를 전적으로 믿고 온갖 정성을 다해 물심양면으로 배려해 오다 결혼에 이러렀으나 상대가 평소에 해온 말과 행동이 뒤늦게 온통 거짓으로 드러나 ‘삶에 파탄’을 맞게 되었다면 전형적인 ‘결혼사기(사기결혼)’에 당한 것이다. 이렇듯 사기결혼은 ‘사람의 모든 것’을 털어가는 대표적인 거짓말 범죄이자 사악한 범죄이다.

사기결혼에 이런저런 처벌이나 구제절차가 있다한들 사기를 당한 사람이 입었거나 평생 안고 살아야 할 정신적 피폐와 통한(痛恨)에 감히 비할 바가 아니다. 결혼사기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눈에 콩깍지가 씌인 사람’은 결혼사기꾼의 교묘한 술책을 알아채지 못하거나 이상(異常)함을 느꼈다 하더라도 ‘환상’으로 ‘설마’를 덮어버리곤 한다.

그렇다 하여 사기결혼 예방을 위해 공권력이 나서 챙겨 줄 순 없다. ‘결혼’은 전적으로 사적(私的)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일본·미국 등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사기결혼 예방을 위해 탐정(민간조사원) 등 전문가를 통한 ‘혼전조사’가 관행 쯤으로 행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혼전조사(婚前調査)란 ‘결혼 전에 상대의 불분명한 행적 등 미심쩍은 사항을 확인(팩트체크)해 보는 일’을 말한다.

탐정 등 전문가에 의해 수행되는 혼전조사 형태는 크게 ‘저인망식(底引網式) 횡적 광폭조사 방식’과 ‘이미 나와 있는 자료(data)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 등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팩트체크형 조사 방식’으로 나뉘는 바, 형태별 장·단점과 그 중 어떤 방식이 사회상규와 효율면에서 바람직한지 살펴보자.

첫째, ‘조사할 사항(목록)에 피조사자의 모든 것을 망라’하는 저인망식 조사 형태이다. 주로 ‘이런저런 특이점이나 장·단점 등을 빠트리지 말고 두루 수집해 달라’는 의뢰자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지는 조사 방식이다.

이는 혼전조사 요소가 될 수십 가지의 항목을 미리 체크리스트화 해두었다가 하나씩 하나씩 낱낱이 조사해 나가는 횡적 조사 방식이다. 재래의 일부 탐정들이 간헐적으로 수임해 오던 혼전조사 방식이기도 하다. 정도탐정(正道探偵)들은 탐문 외의 수단은 배척하려 노력해 왔으나 일부의 조사원들이 성과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타인의 법익을 넘나드는 위태한 활동을 병행해 왔음도 부정할 수 없는 조사 형태이다.

이러한 광폭조사는 피조사자가 속이거나 숨기고 있는 것을 심층 파악함으로써 속칭 ‘고급 정보’를 기대할 순 있으나 조사기간의 장기화 및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특히 결혼사기꾼일 확률보다 향후 배우자 또는 사위·며느리가 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조사대상자에 대한 정보나 결점이 조사자의 수중에 다량으로 남게 된다는 찜찜함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이용자(의뢰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

특히 이 ‘광폭조사’ 방식은 ‘피조사자와 관련된 전반을 비교적 장기간 밀착 조사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조사 보안 유지’가 어렵고 개인정보 또는 프라이버시 침해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기인하여 조사 과정에서 잡음이 나기도 한다. 조사자와 수임자·의뢰자 중 어느 한 사람이 피조사자 등과 시비가 유발될 경우 자칫 셋 모두가 법적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조사 구조라 하겠다.

일본의 ‘혼전조사 전문 탐정사무소’들이 주로 취하는 혼전조사 형태가 여기에 해당하나 일본의 경우 혼전조사가 관행 쯤으로 행해지고 있어 혼전조사를 당사자가 감지했더라도 법적 문제로 비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한국의 법제 환경하에서는 이 형태의 혼전조사를 적용하기에는 무리(無理)가 있음을 분명히 해둔다.


둘째, 결혼사기를 방지하고자 하는 당사자 또는 그 가족으로부터 사실관계 파악을 의뢰 받은 ‘특정 포인트(적시(摘示)된 의문점)’에 대해서만 ‘탐문’이라는 수단으로 팩트를 체크하는 맞춤형 조사 방식이다.

즉, ‘모든 것을 조사해 달라는 의뢰는 일체 수임하지 않는다’는 원칙과 ‘의뢰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일절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 ‘조사 활동 수단은 탐문으로 한다’는 원칙 등 세 가지 기준이 잘 확립된 매우 절제된 조사 방식이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가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 설계에 반영한 혼전조사 3원칙).

이는 조사대상자의 개인정보 등 신상에 포괄적·침익적(侵益的)으로 접근하는 조사 방식(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에 의해 이미 표출된 말이나 행동에 거짓이 있는지 없는지 만을 탐문을 통해 체크하는 저비용·고효율의 조사 방식’으로, 오는 4월 20일 출범하는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kpisl, 소장 김종식) 직속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의 정체성과 조사 방식 등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예비배우자가 상대방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가운데 96%는 수긍하고 있으나 4%는 긍정하기 힘들다며 팩트체크를 의뢰해 오는 경우이다. 즉, 결혼상대자가 ‘나는 별 두 개를 달았던 장군의 외아들로써 A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서울에 있는 50억짜리 아파트 한 채와 부산에 있는 10층짜리 상가 한 동을 유산으로 물러 받게 된다’고 한 말이 미심쩍어 사실관계 파악을 의뢰해 오면 ‘탐문’을 수단으로 ‘아버지가 진짜 장군이었는지’, ‘정말 외아들인지’, ‘A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사실이 있는지’, ‘유산 받을 부동산은 진정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는 맞춤형 조사 방식이 곧 팩트체크형 혼전조사이다.

이 팩트체크형 혼전조사는 ‘결혼사기 예방을 뒷받침’하고, ‘실정법에 저촉될 소지나 프라이버시 침해 여지를 없애는데 방점’을 두고 있는 한편 ‘탐정 업무의 전문화와 능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어 설계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탐정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탐정과 탐정업 그리고 탐정업무’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신뢰 획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에서는 한국형 탐정업(민간조사업) 종사자들에게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 또는 이와 ‘유사한 팀’ 운영을 적극 추장(推獎)함은 물론이거니와 옛 조사 방식과 차별화된 ‘혼전조사 전문 팩트체크팀(팩트체크형 혼전조사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활약하게 되었음을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탐문으로 풀지 못할 일 세상에 없다’, ‘수사와 취재 그리고 탐정은 탐문으로 시작해서 탐문으로 끝난다’는 경험론이 말해주듯 ‘탐문’은 오늘날 특정 문제의 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수사·정보·조사·감사·감찰·민정기관 등에서는 물론 기자의 취재나, 탐정의 자료수집(팩트체크), 미아·가출인·잠적자·실종자 찾기, 부동산 권리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게 활용되고 있음을 거듭 강조해 두고자 한다.

아울러 탐문으로 소기의 성과(小期의 成果)를 거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격한 탐문대상자를 선정하는 일’과 ‘제대로된 질문을 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일’이 긴요함을 한시도 잊지 말길 바래본다. 이와 함께 ‘사람을 위협하는 등의 비정상적 탐문’이 아닌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탐문’을 범죄시(犯罪視) 하거나 벌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점도 잘 새겨 두었으면 한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민간조사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국가기록원민간기록조사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1999’경감),경찰학개론강의10년/저서:탐정실무총람,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탐정학,정보론,경찰학개론外/사회분야(치안·국민안전·탐정학술·공인탐정明暗)등 600여편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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