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합당 정신에 균열, 몰염치...탈당해 민주당 가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한 석이 아쉬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해당 법안에 찬성의견을 밝힌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에 대해 국민의당과 합당을 선언한 국민의힘이 "합당 선언문에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양당의 합의 정신에 균열을 만들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실제 권 의원은 지난 19일 긴급 소집된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경찰 수사권이 검찰에 종속되면서 나타난 비효율을 제거해야 한다"고 사실상 민주당의 검수완박 기조에 찬성하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21일 “권은희 의원이 국민의힘과 합당에 반대한다며 ‘제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금배지를 달고 공을 세운 후에 더불어민주당에 들어가려는 것”이라며 “소신이라면 당당하게 탈당해서 민주당에 가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유동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불과 이틀전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이 손을 맞잡으며 대의를 위해 합당을 선언했지만, 권 의원은 합당에 반대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운운했다"라며 "결국 권 의원의 소신이라는 것이 고작 민생을 외면한 채 폭주하고 있는 민주당에 동조하는 것인가"라고 저격했다.
이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원내대표'라는 직을 이용해 회동에 참석하며 양당의 합의정신에 균열을 가게 만드는 행태는 말 그대로 몰염치하다. 권 의원이 본인 소신대로 행동하고 싶다면 '제명' 운운하는 쇼를 당장 그만두면 된다"며 "탈당이 아닌 당에 제명을 요구하고 당론과 전혀 배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국민기만이자 우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만약 권 의원 때문에 필리버스터가 무력화되고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된다면 권 의원은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의 가세로 171석인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저지할 180석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민주당의 뜻에 함께할 것으로 평가 되는 의석수는 민주당 171석과 더불어 박병석 국회의장 등 민주당 출신 무소속 6석, 시대전환과 기본소득당 2석 등 총 179석이다. 이에 권 원내대표가 힘을 실으며 180석이 확보됐다는 거다.
다만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검수완박은 개혁이 아니라 분열"이라며 제동을 걸면서 반전 국면을 맞았다.
조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무너진 분위기다. 지쳤다. 개혁 방식을 두고 한국 사회가 분열하더니 이제는 개혁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정치 편가르기'의 영역이 되어 버렸다"며 "검찰개혁보다 당장 몰두해야 할 민생문제가 산적해 있다. 검찰개혁 완수란 명목으로 정치권의 싸움은 또다시 국회를 마비시킬 것이고, 진짜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들은 또 외면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은 6석을 가진 정의당 설득에 공을 들이는 한편 '회기 쪼개기'로 출구전략을 삼는 모양새다.
회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는데, 이 때 필리버스터 안건은 다음 회기에 자동으로 상정돼 즉시 표결 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서 판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필리버스터 종결은) 180명이 동의를 해야 하는데 (172석인 민주당이) 못하니까 회기를 짧게 잘라서 진행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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