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3-23 14: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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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식 동작경제진흥원장



1995년 이후 민선 자치단체장 시대가 열렸으니, 어느덧 30여 년이 되어 간다. 그런데도 아직 그 제도가 착근하지 못하고 비틀거리고 있다. 그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인사비리다. 인사비리의 중심에는 공무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승진 문제가 있다. 정당하고 공정하게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할 승진 기회가 일부 올바르지 못한 단체장과 승진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릇된 사고를 가진 몇몇에 의해 엉뚱한 사람에게만 주어지게 되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는 데는 몇천만 원,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는 몇천만 원 하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으니 그 심각성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 피해는 승진하지 못하는 공무원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결코 아니다. 무능한 공무원이 승진을 하고 능력 있는 공무원이 승진을 못한다면 그 피해는 모두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복지 구현이라는 행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모든 자원의 최적 조합이라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고, 그 포트폴리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하는데 일을 열심히 하지 않고 돈과 아부로 승진을 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 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고 개혁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동작구정장 후보를 비롯한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 정한식은 한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인사비리 근절을 위한 대토론회를 제안한다.

스웨덴의 섬 '알메달렌'은 8일 동안 모여 토론하는 집회로 유명하다. 정치인과 시민들이 모여 함께 의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연설도 한다. 이 기간 동안 수만 명이 다녀간다.

독일의 '리 퍼블리카'라는 토론 대회도 2박 3일 동안 토론으로 날을 지새운다. 매년 수천 명이 모여 토론하는데 이런 여파로 독일 해적당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흔히들 말하기를 우리 국민들은 토론 문화가 발달하지 않아 특정 어젠다에 대한 합일된 의견을 도출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이러한 토론 대회를 제언하는 바이다.

지방공무원법에 저촉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무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합일된 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몇 날이라도 서로 토론을 해서 결과물을 도출하자고 제언하고 싶다.

물론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모두가 수긍할 수는 있어야 한다. 공무원 인사 문제는 특정인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단체장 개인의 의지대로 움직여서도 안 된다. 시스템에 의한 작동이어야만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치단체의 인사 문제에 꼭 한번 실험하도록 권하고 싶은 제도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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