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지하화 시대, 구로의 선택-2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8-07 1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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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서울 구로구의회 의원

 

‘구로차량기지가 새롭게 조성되어 자리잡은 지상에는 안양천이 흐른다. 차량기지는 안양천 지하 땅속으로 들어가고 도시가 이어진다’
필자가 제안하는 아이디어다. ‘안양천 지하 차량기지’는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미래 도시공간 재창조의 출발이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참으로 기가 막힌 아이디어다. 

 

필자는 광명시 이전이 무산된 후, 지속적으로 구로차량기지의 이전에 대해 복개해서 개발하는 방안과 지하화를 하는 방안, 민자사업을 통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며, 이번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번에 새롭게 내놓은 대안은 ‘안양천 하부’를 활용한 차량기지 이전이다. 안양천은 구로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도시의 중심 수변축이지만, 오랜 기간 차량기지와 철도선로로 인해 도시공간이 단절되어 있었다. 

 

이번에 제안된 구상은 기존 구로차량기지를 철도 지하화 사업과 연계하여 안양천 지하에 매설형 차량기지를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 구상은 국토부에 제출된 차량기지 대체 후보지 용역 보고서에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술적 검토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문제는 한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 문제가 필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구조설계 방향까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전문가들은 안양천 하부는 차량기지 지하화를 위한 최적지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하천 하부 공간은 국유지로, 대규모 부지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둘째, 도심 중앙에 위치해 철도운영과 접근성 측면에서 효율성이 뛰어나다.
셋째, 지하공간 활용으로 수변공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친환경 도시정책과 조화가 가능하다.
넷째, 소음, 진동, 분진 문제를 대폭 해소할 수 있다.


차량기지가 지하로 들어가면, 현재의 부지는 어떻게 활용될까? 구로구는 구로1동 일대의 차량기지 부지를 수변 공원, 스마트 복합단지, 청년창업지원공간 등으로 재개발할 수 있고 특히 고척돔야구장이 있는 근처이기 때문에 ‘야구의 도시’로 특화하는 방법과 아랍에미리트를 상징하는 ‘부르즈 할리파’건물처럼 구로를 상징하는 건물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도심에 대규모 녹지와 공공기능이 조성되면 지역 주민 삶의 질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정책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국토부는 철도 지하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차량기지 이전에는 소극적이다. 차량기지를 안양천 지하로 옮긴다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예산과 정책 우선순위의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철도지하화와 차량기지 이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하나의 묶음 과제다. 필자가 제시한 해법은 단순히 “지역 이기주의적 민원 해소”가 아니라, 서울 서남권 전체의 도시공간 구조를 획기적으로 혁신할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필자는 이 안을 실현시키기 위해 구청장께 “구청장 직속으로 철도전문가들로 TF팀을 구성하여 구로구의 철도차량기지 이전과 관련해서 복잡하게 얽힌 서울시와 국토부 그리고 한강유역환경청을 비롯한 행정적 업무처리를 하고 철도차량기지 이전 업무만 전담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청하였다. 이를 추진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구청장의 의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만일 TF팀이 가동되면 서울시와 국토부에서 거부할 수 없는 명분을 만들어 낼 본격적인 설득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단순한 아이디어 수준을 넘어, 행정적 설득, 정치적 공조, 기술적 검토, 주민 공감대 형성까지 전방위적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로구 철도기지이전 전담 TF팀이 출범한다면 그 구성과 전략을 조명한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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