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연 잇단 취소… 한류붐 ‘찬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3-11 19: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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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신화’·이민우 日·中공연 무산… 주먹구구식 계약 탓 가수는 무대에 서고 싶다. 팬들도 가수를 원한다. 그런데 공연을 할 수 없다.

공연기획사 문제로 우리나라 가수들의 해외공연이 취소되는 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미 변곡점이 지났다고 평가받는 한류(韓流)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 없다.

주요 멤버들이 입대를 앞둔 그룹 ‘신화’는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데뷔 10주년도 기념해 29,30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해외공연은 이민우(M·28)의 소속사인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대표 장석우)가 추진했다. 그러나 4월로 예정됐던 일본 무도관 공연은 취소됐다.

오픈월드 측은 일본 현지기획사 우도(UDO)를 탓했다. “지난 공연에서 적자가 났으니 수익금을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도와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신화 콘서트를 연기시켰으며 일본 현지 회계사, 법률자문단과 함께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우도 측에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후 슬그머니 합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일본 기획사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8월로 예정됐던 이민우의 중국 상하이 공연도 취소됐다. 역시 오픈월드 측은 현지 기획사를 탓했다. “중국 공연기획사가 협상 중에도 수차례 확정된 안을 번복해 더 이상 중국 콘서트를 진행할 경우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 판단돼 콘서트를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화는 2006년 9월 싱가포르 공연에서도 출연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국내 미디어에게 하소연 하는 등 유독 해외 공연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연예계에 정통한 일본 니칸겐다이 신문 다치카와 마사토 기자는 “일본 공연기획사들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계약서에 명시한다. 하지만 주먹구구식인 한국 매니지먼트사 때문에 계약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놓고 일본회사가 까다롭다고 한국으로 가서 비판한다. 한국 매니지먼트사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최대 연예매니지먼트사 호리프로의 호리 카즈타카 부회장도 “한국에서 나름대로 바탕이 있는 회사라 해도 매니지먼트 비즈니스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배경을 알 수 없는 브로커와 무지한 중개자가 한국과의 비즈니스를 미심쩍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자성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검찰은 조직폭력배들이 한류열풍에 편승,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를 포착하기도 했다. 특히 조폭 세력 뿐 아니라 브로커 등이 일부 매니지먼트사들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기도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한국 매니지먼트업계의 수준향상을 위한 ‘공인 에이전시법’이 입법 예고되고 있다. 연예인매니저도 자격증 시험을 봐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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