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칸을 매혹시키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5-25 19: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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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상영회에 숀펜등 할리우드 스타들 출동 티에리 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회 자청하기도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감독 김지운)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호응을 얻었다. 1930년대 일제 식민지 만주를 배경으로 보물지도를 둘러싼 놈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을 다룬 영화다.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은 24일 오전 기자시사회를 통해 최초 공개됐다. 같은날 오후 갈라 스크리닝에는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48)가 시사회 사회를 자청했다. 숀 펜(48), 내털리 포트만(27)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참석해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김지운(44) 감독은 “객지에서 이렇게 환영 받으니 매우 좋다”면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9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중국 고비사막에서 40도 이상의 고온과 황사 등 건조한 날씨 때문에 배우와 스태프들이 많이 고생했다”고 전했다.

칸에서 상영되는 영화와 한국에서 개봉되는 영화의 엔딩이 다르다고 소개한 김 감독은 “한국 버전에는 칸 버전보다 유머와 액션이 더 들어가는 등 오락적 요소가 많이 가미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78) 감독의 1992년 작 ‘용서받지 못한자’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는 김 감독은 “특별히 ‘놈놈놈’으로 아시아에서 웨스턴 장르를 유행시키려는 의도는 없었고, 단지 한국에서 사라진 만주 웨스턴 장르를 부활시키는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병헌(38)은 “서부영화를 보고 참고를 해야 하나 고민했었지만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할 것 같은 우려 때문에 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악역은 해보고 싶은 역이나 표현하기가 쉽지 않고 창조적인 악역을 만들어야 해서 부담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한 기회였던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앞서 23일 국내 취재진을 만난 정우성(35)은 “첫 선 보이는 자리가 칸 영화제라는 사실이 기분 좋다”며 “필름마켓에서 영화를 본 외국 영화관계자들이 좋은 평을 많이 해줘 당당하게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무돼 있었다.

또 이병헌, 송강호(41) 등 “(호화) 캐스팅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역량 있는 배우들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배우들이 모이려면 좋은 시나리오가 먼저 전제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놈놈놈’은 모든 여건이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라고 자부했다.

송강호는 “지난해 ‘밀양’에 이어 올해도 세계최고의 영화제에 초청돼 기쁘다”며 “한국영화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선전해 한국 영화계가 다시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내 아이들에게 아빠가 영화를 찍으면서 얼마나 고생하는지 보여줄 수 있게 돼 뿌듯하기도 하다”며 역시 흡족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은 지난해 프랑스, 중국 등과 선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할리우드의 유력자 멜 깁슨(52)의 영화사 아이콘픽처스에 영국판권을 판매하는 등 베네룩스3국, 러시아, 독일, 터키, 영국, 싱가포르 등에 영화를 팔았다.

우리나라에서는 7월 개봉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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