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청춘 로맨스’ 사라졌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7-07 20:12:48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엄마가 뿔났다’‘…박정금’등 노·장년층 주인공 내세워 PD “30% 넘는 시청률 노리려면 20대 스타로는 역부족”


이제 정녕 20대에 의한, 20대를 위한 멜로는 사라졌는가. 지상파 TV 드라마 주시청층으로서 20대들이 휘발되고 있는 지금, 멜로의 주인공들도 연령대를 높이고 있다. 30대 이상은 기본이고 중장년, 노년들의 식지 않는 사랑까지 심심찮게 등장한다. 멀리는 ‘발리에서 생긴 일’부터 가까이는 ‘커피프린스 1호점’ ‘환상의 커플’ ‘뉴하트’에서 달뜬 20대들의 사랑을 엿본 게 언제인지 싶을 정도다.

방송중인 드라마의 주요 커플들을 보자. SBS 금요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는 이제 막 30줄에 들어선 최강희 진재영 문정희 등 30대 여성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힘겹게 거절당했지만 최강희를 좋아한 이선균도 극중 여러 번 강조한 대로 38세다. MBC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의 요즘 포커스는 남편과 진작 사별한 배종옥을 바라보는 손창민의 뜨거운 속내. SBS 주말극 ‘조강지처클럽’은 우여곡절 끝에 이혼을 앞둔 오현경과 이미 이혼한 김혜선의 새 사랑과 삶이 요즘 주 테마다.

또 있다. KBS 주말극 ‘엄마가 뿔났다’에서는 이혼남 류진과 노처녀 변호사 신은경의 그리 순탄치 않은 새 삶에 이어 이순재-전양자의 로맨스 그레이가 추가됐고, SBS 주말극 ‘행복합니다’의 요즘 볼거리는 아내와 사별후 뒤늦게 새 아내 권기선을 맞은 ‘새신랑’ 이계인의 닭살 돋는 삶이다.

방송계에서는 이같은 ‘20대 사랑 실종사건’을 복합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20대 스타들의 소구력 저하, 방송 시청층의 고연령화, 새로운 시각과 소재의 멜로 부족 등등. 한 중견 드라마 PD는 “옛날처럼 젊은 스타를 내세운 멜로만 갖고는 시청자 입맛에 맞출 수가 없다. ‘천국의 계단’까지는 됐지만 최근 ‘못된 사랑’이나 ‘눈의 여왕’ 등이 실패한 이유다. 시청률이 30% 이상 나오려면 전 연령층이 봐줘야 하는데 20대 스타로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다른 PD는 “예를 들어 ‘조강지처클럽’의 경우 어느 정도 나이든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담긴 아픔이 시청자들을 잡아매고 있다. 이같은 아픔을 20대 연기자는 결코 소화할 수 없다. 또한 사회가 점점 더 성숙해가고 있어 20대 등장인물의 멜로는 다소 치기어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방송사들도 드라마 기획 당시부터 멜로만 갖고는 힘들다고 판단, 사극이나 대형극 등 ‘규모’로 승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저비용 고효율 차원에서는 멜로드라마만한 게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