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루먼 쇼’(1998)다. 영화 속 ‘트루먼 쇼’의 인기는 무방비 상태의 한 사람을 몰래 들여다보는 관음증이 바탕이다. 유행 중인 리얼 버라이어티 TV 프로그램들의 성공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스타’의 노출은 신체적인 것이든 생활의 영역이든 흥미진진한 관심사다.
MBC를 대표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두 편은 ‘무한도전’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우리 결혼했어요’다. 연예인들의 꾸미지 않는 모습과 돌발적인 에피소드들을 담아내며 주목받고 있다. 리얼리티 쇼라는 형식을 제외하면 그러나 두 프로그램은 여러 모로 다르다.
‘도전’이라는 광범위한 콘셉트로 매회 다양하고 엉뚱한 미션을 수행하는 ‘무한도전’은 엿보기 심리 면에서 ‘우리 결혼했어요’를 넘어서기 어렵다. 스타의 연애와 결혼, 가정생활이라는 은밀한 소재로 시청자는 끌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결혼했어요’는 리얼리티에서 ‘무한도전’에 뒤진다. ‘무한도전’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캐릭터 본연의 특색을 끌어내는 즉흥성이 강점이다. 반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처음부터 만들어진 캐릭터로 승부수를 띄웠다.
로맨틱한 ‘알렉스-신애’, 귀엽고 아기자기한 ‘앤디-솔비’, 개성 강한 ‘크라운제이-서인영’, 터프한 연상녀와 4차원 연하남 ‘황보-김현중’등으로 미리 설정했다. 시청자들이 상황을 지켜보며 의외의 구석을 발견, 스스로 캐릭터화 하는 과정을 차단했다.
게다가 ‘우리 결혼했어요’중 남녀관계는 허구다. 부부도, 애인 사이도 아니다. 1주에 하루를 카메라 앞에서 함께 할 뿐이다. 소소한 일상도 없다. 웨딩촬영, 여행, 집들이 등 날마다 이벤트다. 진짜 부부라면 고심해야 할 경제 문제나 육아, 가사 분담 등은 외면한다.
출연자 사이의 실제 친분이 그대로 드러나는 ‘무한도전’과 다른 점이다. 커플들의 관계를 불신하기 시작하면 진지함에 빠지는 자체가 유치하게 느껴진다. 검은 천 앞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해도 ‘어차피 거짓’,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사실은 망각될 수 없다. 슬슬 지루해지는 순간이다.
제작진도 시청자들의 반응을 의식한 듯 미션 아이디어 등을 공모하고 나섰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태생적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도 방송이다. ‘트루먼 쇼’같은 몰래카메라가 아닌 이상 카메라 렌즈를 덮어야 하는 부분도 많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소재는 리얼 쇼로서는 최상일 수 있다. ‘리얼’이 불가능하다면 보는이가 다른 생각을 못 할 정도로 완벽하게 속일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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