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한국영화 기대작 중 한 편으로 평가된 영화다. 하지만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감동드라마도 아닌 듯 모호한 정체성에 의문을 표하던 이들도 많았다. 먼저 개봉하는 200억원짜리 대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당해낼 수 있을는지 우려도 있었다.
뚜껑을 연 영화는 그러나 감동의 결정체였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왕의 남자’, 뭉클한 감동의 ‘라디오 스타’, 그리고 음악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즐거운 인생’등 이준익 감독의 전작 3편의 매력을 농축한 것 같은 작품이다. 관객의 마음을 후벼 팔 수 있는 매력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이 배경인 영화다. 위문공연 여가수의 사진에서 착안, 흘러간 김추자의 명곡에서 제목을 빌려왔다. 이런 세심한 요소들이 극적 재미로 기능한다. 짧은 치마를 입고 군인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춤을 추는 여배우 수애의 모습에는 TV ‘우정의 무대’를 지켜볼 때와 비슷한 흥겨움과 감동이 있다. 병사들의 난장춤에 폭소하다가 그들의 절박함에 눈물이 핑 도는 순간도 존재한다.
평소 조신한 이미지였던 수애의 변신은 특히 더욱 영화를 새롭게 한다. “섹시함은 항상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시사회장에서 밝힌 수애다. 꽁꽁 감춰뒀던 수애의 봉인이 요염하게 풀리니 관객은 열광할 수 밖에 없다.
헬리콥터에 앉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사랑한다고~ 말할 걸 그랬지~”라고 노래하는 수애는 영화의 중심이다. 군대 간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한 마디를 하지 못했다는 미련에 전쟁터까지 따라간 미스터리한 매력의 여자를 연기했다. 향후 한국영화의 중심 여배우가 될 만한 명연기를 수애는 해냈다.
영화는 ‘왜 수애가 베트남에 갔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 결국 ‘여성의 시각으로 본 전쟁’이라는 주제를 관통한다. 이야기의 힘이 강력하다. 사기꾼 밴드마스터 정진영, 그에게 사기를 당했지만 다시 협력하고마는 착한 베이시스트 정경호 등 등장인물들의 풍성한 이야기들이 영화를 튼튼하게 만든다.
베트콩의 인간적인 면모, 미군 장교의 2중성 등 온갖 사연들이 곁다리로 흩어지지 않는다. 굵고 팽팽한 스토리로 시종 줄달음친다.
영화가 전부도 아니다. 노래가 일으키는 감동이 충격에 가깝다. 극한 상황을 흐르는 노래 한 곡이 전쟁의 고통을 망각시키고도 남는다는 사실 확인이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노래 하나가 무슨 작용을 하는지, ‘님은 먼 곳에’는 증명한다.
첫 시사회 후 관계자들은 고무됐다. 이 감독은 “영화를 볼 때마다, 보고나면 먹먹해진다. 촬영할 때도 컷마다 온 힘을 다줘서 찍었기에 한 컷 한 컷 따라가다 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생한 제작후기를 전했다. 완성품을 처음 본 배우들도 “감동적이고 너무나도 좋았다”며 흥분한 상태다.
영화를 배급하는 쇼박스는 흥행 예상치를 조금 더 높여 잡아야 할 듯하다. 24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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