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단아하면서 도발적이고 싶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7-22 19: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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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찾아야 할 이미지도 많아 “미군장교 만나는 장면 취한 상태서 촬영
영화보니 잘했다는 생각 들어”


수애에게 단아함은 장점이자 한계이다.

단아하고 정숙한 이미지는 배우로서 역할의 폭을 제한시켰다.

때문에 24일 개봉하는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는 수애를 갈림길에 세운 작품이기도 하다.

말없이 떠난 남편을 찾아 위문공연단에 합류해 베트남전쟁에 뛰어든 순이. 수애의 기존 이미지와 맞닿으면서도 순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강하고 자유로우며 도발적인, 또한 전쟁통에 울부짖는 모든 남자를 끌어안을 수 있는 여인을 연기한 건 수애에게도 도전이었다.

‘님은 먼곳에’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수애를 만났다. 그녀는 영화 속 인물처럼 당찼다. 그리고 고뇌하고 있었다.


■개봉이 며칠 안 남았는데 여느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언제나 긴장되고 부담되고 설레인 것 마찬가지지만 다른 점을 찾자면 수애한테가 아니라 스태프가 더 생각난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수애 개인적인 기대감이 컸다면 이번에는 무게와 깊이가 달라진 것 같다.


■단아한 이미지는 장점인 동시에 한계일 수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 찾아야 할 것도 많다.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지고 싶은 일부분을 찾아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들이. 난 배우로서 여러가지 이미지를 갖고 싶다. 단아하면서도 도발적이고 싶다. 한 이미지에 갇히고 싶지 않다.

■이번 작품을 위해 두 달 동안 춤과 노래 연습을 한 걸로 알고 있다. 촬영이 끝난 뒤 남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던데.= 두 달 동안 율동이든 뭐든 배우면 뭔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배웠다. 하지만 감독님이 순이는 원래 춤을 못추는 여자라며 배워온 것을 다 잊게 만들었다. 그리고 배운 게 개다리춤이다. 영화 속 순이 역시 어느 순간 팬티를 돌리고 남자들 앞에서 엉덩이를 흔든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감이 생기더라.


■미군 장교를 만나는 장면을 찍기 전 양주를 ‘원샷’했다고 들었는데.= 양주 3/2를 원샷으로 마셨다. 토하는 장면이었고, 그날은 그 한 장면만 찍어도 됐기에 쉬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표현하기가 힘들더라. 왜냐하면 가장 힘든 결정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감독님이 계속 테이크를 가다가 잠깐 쉬자고 해 술을 함께 마셨다. 감독님이 넌 술이 쓰냐 난 단데 라고 하시더라. 그 말에 얼마나 한심했는지 모른다. 내가. 그래서 맥주 두 캔 정도가 주량인데 그 자리에서 3/2를 원샷했다. 감독님이 취한 상태로 그대로 가자고 했다. 정말 기억이 안나는데 그 와중에도 두 번 더 찍자고 했다더라. 나중에 스크린에서 그 장면을 보니 술을 잘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사랑이 뭔지 알기 위해 떠나는 한 여인의 오딧세이다. 수애에게 있어서 사랑은 무엇인가.= 과거에 사랑을 달콤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용서라는 생각이든다. 그 전쟁에 힘들어하는 모든 남자들을 안을 수만 있다면 안아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수애는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지가 고정돼 있다. 왜 그럴까.= 아직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어서 그렇지 않을까. 작품으로 기억되고 싶다. 예능 프로그램에 잘 나가지 않는 이유는 내가 프로그램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다. 재미도 없고 편집되기 쉽상일 것이다.


■예전과 지금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강조하는데.= 세상과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촬영장에서도 예전에는 스태프와 잘 지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준익 감독님이 스태프 마음을 못사는데 관객 마음을 어떻게 사느냐는 말을 하시더라. 그런 말들, 생각들이 나를 변하게 한 것 같다.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예전에는 나를 왜곡되고 과장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배우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한편으로는 기쁜 반면 두려움이 더 커지기도 했다. 예전에는 조금 밖에 못 봤다면 이제는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됐으니.


■‘님은 먼곳에’는 수애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나중에 백발이 되더라도 ‘님은 먼곳에’를 떠올리면 나 혼자 미소를 지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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