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된 귀여니 “학교 밖 세계 보여주고 싶었어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7-27 19: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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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천사를 찾습니다’ 발표 호스트바·원조교제·외도등 자극적 소재
이모티콘 줄었지만 맞춤법 무시는 여전


인터넷 소설가 귀여니(23·사진)가 신작 ‘천사를 찾습니다’를 발표했다. 몰라지게 예뻐진 용모로 작품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천사를 찾습니다’는 귀여니의 여덟번째 소설이다. 호스트바, 원조교제, 외도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이야기를 이끈다. 귀여니가 소녀시절 그렸던 학교와 교실 풍경은 ‘천사를 찾습니다’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술집과 클럽 등이 캠퍼스를 대신하고 있다.


귀여니는 이제 소녀가 아니다. 출판사와 인터뷰에서 “내가 이미 스물네살이고, 10대들의 이야기 속에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는 후기를 전했다. 학교 밖 이야기를 쓰게 된 이유로 “솔직히 내가 학교를 떠나 있기 때문이다. 학교 밖의 다른 세계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성형 의혹도 해명했다. “내 외모가 바뀐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안티 팬보다 내 소설에 대해 무조건 비난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는 것이다. 외모는 접어두고 자신의 소설에 대한 건전한 비판만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천사를 찾습니다’는 훌쩍 자란 만큼 성숙한 소설을 기대하는 팬들의 바람을 대입했다. 10대가 아닌 대학교 4학년생으로 성숙해졌다.

귀여니 소설의 특징인 ‘1인칭 시점’은 여전하다. 학교 짱, 꽃미남들 사이의 주인공은 ‘평범녀’다. 10대 때부터 지켜온 귀여니식 법칙이다. 이모티콘은 다소 줄었으나 맞춤법은 무시했다. 귀여니의 소설에는 ‘시적 허용’같은 관용이 뻗친다.

화자인 여주인공 ‘선민’은 일본에서 날아온 호스트바 출신의 꽃미남 ‘강찬수’를 우연히 만난다. 찬수의 형 ‘강휘현’과도 엮인다. 선민의 친구 ‘하영’을 짝사랑하는 강찬수, 둘을 엮어주려 노력하는 선민, 선민의 바람난 아버지의 애인을 꼬드겨 선민의 복수를 돕는 휘현 등이 인물 구도다.

공주병에 왕따인 하영과 달리 주인공 선민은 의리파다. 이른바‘문제학생’이지만 마음 만큼은 따뜻한 소녀다. 호스트바 소년도, 매일 같이 술을 마시는 주인공 소녀도 1인칭 시점에서 바라봤을 때는 나쁠 것이 없다.

어른들의 치부를 과감하게 드러냈다는 과감성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나치게 미화한 면도 없지 않다. 음지의 세계를 양지로 끌어내 토론의 장을 열었다기보다 선정적 소재를 차용한 수준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있다.

‘천사를 찾습니다’는 ‘피터팬’이 된 귀여니를 발견할 수 있는 소설이다. 20대 작가의 눈에 비친 광경들을 10대 인물들에게 투영, 다소 부자연스러운 옷을 입은 듯하다. 1·2권 224쪽, 각권 9800원, 반디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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