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올림픽 마케팅’ 역효과만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8-26 18: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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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 “中 문화홍보 들러리로 전락… 정체성 뭐냐 ” 비아냥 폐막 쇼 공연서 중국어로 노래… 국민 反中감정 덧입혀져 난감


가수 비(26)의 올림픽 ‘마케팅’이 심각한 역풍을 맞았다.

비는 24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폐막식 축하공연 무대에 중국어권 가수 왕리훙(王力宏·32), 천후이린(陳慧琳·35), 한쉬에(韓雪·25) 등 6명과 함께 올랐다. ‘베이징베이징 워아이 베이징’이라는 곡을 중국어와 영어로 불렀다.

잔뜩 고무된 비는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된 것처럼 영광스럽고 가슴이 떨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중국가수들 틈에 섞인 채 중국말로 노래한 것은 결국 중국에 이용당한 꼴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국 올림픽 홍보에 들러리 서는 것도 모르고 자기가 월드스타라서 초대받은 줄 알고 좋다고 나갔겠지. 역시 머리 나쁜 연예인”, “국제무대가 그렇게 좋더냐. 올림픽 무대라니 사족을 못 쓰겠더냐. 정체성이 뭐냐”등 비아냥이 쏟아진다.

중국 정부는 이번 올림픽을 사회주의 체제를 다지고 중화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수단으로 활동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중국 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폐막 쇼에 중국가수들과 나란히 등장한 비의 모습이 어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몇몇 해외 방송사는 비가 한국의 가수라고 알리지도 않았다. 폐막식 오프닝 영상에 등장한 세계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었다. 올림픽 기간 중 중국인들의 혐한 분위기가 국내에 전해지면서 중국에 대한 감정도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인들의 반중(反中) 감정이 비에게 덧입혀지고 있는 셈이다. 병역의무를 회피하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가수 유승준(32)과 비를 비교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그동안 해외마케팅으로 스타성을 유지해온 비로서는 일정부분 자업자득이다. 비는 드라마 ‘풀하우스’로 한류스타 대열에 든 후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에서 주로 활동해왔다. 외국에서 거둔 성과를 내수시장에 알리면서 ‘월드스타’를 자처해왔다.

미국 주간 ‘타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공연, 일본 도쿄돔 콘서트 등을 자랑했다. 그러나 월드투어 미국 공연 무산, 영화 ‘스피드레이서’흥행실패에서 드러나듯 국내 미디어의 과장과 달리 실상은 월드스타와 거리가 멀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도 주제가를 비가 부른다는 등 끊임없이 루머가 돌았다. 결국 폐막식 무대에 서면서 올림픽과 접점을 찾기는 했다. 하지만 노렸던 홍보효과는 얻지 못하게 됐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이후 언론홍보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비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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