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첫경험 들려드릴게요”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1-19 19: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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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윤 ‘마이 퍼스트 타임’서 아찔한 성담론 쏟아내 ‘클로저’‘버자이너…’등 솔직한 性주제 연극들 봇물’
관객들 “아름다웠어요”“그 남잔 쓰레기”솔직한 답변들에 배우들도 놀라


심하다 싶을 정도로 적나라하게 성(性)을 논하는 연극들이 무대를 달구고 있다. 어디서 들어 본 듯 한데 한 번도 입에 담아 본 적 없을 법한 성 관련 용어들을 무대 위 배우들은 마구 쏟아내고 있다.

성 담론을 금기시 하는 유교사상이 바탕인 한국이지만 성에 대한 시각과 생각은 점점 대담해진다. 물리적,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심심찮게 이용된 성에 담긴 여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성 해방을 외치는 것을 넘어 어떻게 하면 진정한 희열을 느낄 수 있을까 드러내 놓고 이야기 하기에 이르렀다.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여성의 성을 말한다. 그 깊은 곳에 대한 두려움, 팬터지, 섹스에 관한 여성들의 솔직한 생각과 느낌들을 담았다.

감춰지고 터부시 돼온 여자의 성기, 복잡 미묘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위트와 독설을 적절히 섞어 신랄하고도 유쾌하게 파헤친다.

연극 ‘클로저’에서 섹스는 네 남녀의 만남, 사랑, 욕망, 집착, 복수의 도구다. 대현, 수빈, 운학, 태희 등 욕망에 충실한 남녀 넷은 모두 두 명의 이성과 관계를 맺는다.

이들의 행태도 예사롭지 않지만 생물학 시간에나 나올 법한 성 용어들이 욕지거리 비슷하게 내뱉어질 때의 수위와 충격도 상상 이상이다.

이 연극들을 접하는 관객의 반응은 둘로 나뉜다. “무슨 느낌인지는 알겠으나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다. 한번쯤 저렇게 말해보고 싶었는데 연극을 통해 대리만족 느낀다”는 호응이 하나다. “사적인 이야기를 저렇게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줘야 하나”, “공연을 보는데 어디에 시선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 거부감 느낀다”는 층도 있다.

연극은 준비한 대답이 있다. “말하지 못하면 비밀이 되고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된다. 이것이 잘못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혼전순결을 지키다 어쩔 수 없이 첫 경험을 한 이야기, 오랜 친구 사이였던 이들의 어색한 첫 경험, 성폭력 등 다양한 첫 경험 이야기가 등장하는 ‘마이 퍼스트 타임’은 한 술 더 떠 관객들에게 첫 경험을 말해보라고 한다. 연극 시작 전 관객들에게 자신의 첫 경험 시간과 장소, 느낌에 대한 사연을 받는다. 그리고 연극 중간에 소개한다.

“아름다웠어요”, “지금 옆에 앉은 사람이 첫 경험 상대에요”, “기억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남자는 쓰레기였어요” 등 관객들의 솔직한 답변에 사연을 소개하는 배우들마저 놀라고 있다.

성을 대하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은 다들 인정하는 사실이다. TV드라마에서 결혼 전의 남녀가 하룻밤을 보낸다는 설정이 큰 이슈가 된 적도 있었다. 이제는 어느 드라마에서나 흔해 빠진 상황이다. 문제 삼는 이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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