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식보다 미술투자가 좋다>-미래를 위한 현재의 투자

김유진 / / 기사승인 : 2010-05-26 10: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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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작가.미술칼럼니스트) (박정수-작가.미술칼럼니스트)

2006년과 2007년에 인기를 한 몸에 받은 젊은 화가들의 미술품들은 디지털 시대에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정교한 기술력과, 관람객의 참여가 가능한 서정적 감수성,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이미지가 그려진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추상화나 설치 미술이 특별히 드러나지 않는 이유가 보통 사람들의 눈에 ‘잘 그렸다’거나 ‘똑같이 그렸다’ 혹은 ‘어떻게 이렇게 그릴 수가’라는 기묘함과 신기함이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술품을 보는 기준이 아무나 함부로 하지 못하는 기술력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는다. 특별한 무엇인가가 존재해야만 한다. 3. 4년 훈련해서 그릴 수 있는 정도의 미술품이 수위에 오른 경우는 없다. 좋은 작품을 선정하는 나름의 기준은 엄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술에서 ‘똑같다’라는 말은 그 무엇과 동일하다는 의미다. 비슷하면 비슷했지 똑같다는 건 그림으로서는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이다. 어떤 대상에 최선을 다해 다가갈 뿐, 정말은 ‘비슷하다’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미술품의 ‘똑같다’에는 두 가지가 있다. 물건을 보고 그린 것이 물건과 흡사하다는 것과, ‘기분 좋음’ 혹은 ‘기분 나쁨’ 등의 감정이 그려져 관람자의 기분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최근 주목 받는 미술품들은 이 두 가지 경우를 혼용해서 활용한다. 흔히 말하는 잘 그리는 손재주에 우리네 감성을 담아낸다. 구상이냐 추상이냐의 경우를 벗어나 있다.

공통적인 것은 현재의 감성이라는 부분이다. 복잡한 경제 사회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기분, 한적한 시골에서 새벽 공기를 맡아보고 싶은 마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성공한 이후에 과거를 돌아보는 여유 같은 것들이다.

미술이 많이 쉬워졌다. 누구나 좋은 작품을 발굴할 여유와 권리가 생겨났다. 지금 그 감성을 이해할 수 있는 미술품들은 100년 후에 보는 과거의 사회이다. 그것은 훌륭한 유산이다. 많이 발굴해 남겨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할 일이 있다. 젊은 미술인들이 더 나은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힘은 이들 미술품들을 돈으로 바꿔주는 일이다. 100년 후 이들의 작품이 좋은 예술품으로 남아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형식을 뒤좇지 않으면서도 현재의 감수성이 녹아 있는 미술품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들의 작품은 결코 비싸지 않다. 그리고 많다.

황제성의 ‘순환의-바람으로부터’는 꽃을 세밀하고 정밀하게 그리지만 그것은 꽃이 아니라 마음이다. 자연의 일부가 화가의 마음을 통해 재생산되는 과정의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이미지들이 그려지지만 그것은 마음속에서의 풍경이다. 이런 연유로 해서 작품은 사의(寫意)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다.

황제성, 순환의-바람으로부터,91cmx73cm,캔버스에 혼합재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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