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증가하고 있는 시장
86년 아시안 게임, 88년 올림픽을 정점으로 우리나라 미술시장은 한차례 호황기를 누렸었다. 그때는 고미술은 물론, 원로 중견 할 것 없이 다양한 가격의 미술품이 판매되었다. 하지만 인기 작가 편중 현상이 심했다. 그 결과 판매된 작품이 수년 후에 가격 하락의 재난을 당해 한동안의 불황에서 허덕이던 경험을 하지 않았던가. 골동품 시장에 가지 못하는 일부 미술품 투자자들은 현대 미술이 아니라 중견 이상의 작가 작품이면 무조건 사들인 시기였다. 후진 양성에 무관심한 탓에 새로운 스타 작가를 키워내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미술품이 과열되었다가 90년대 초반에 열기가 식었지만 2005년 이후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다. 블루칩이라는 100명 내외의 작가 작품은 그림도 보지 않고 산다. 자칫하다가는 과거의 전철을 되밟을 수도 있다. 1993년 8월 금융 실명제 실시로 투기성 짙은 자금의 미술시장 유입을 차단한다는 취지하에 중견 미술인 50-100명을 특별 관리 한다고 했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에서 미술계를 바라보는 상황은 엇비슷하다. 2006년에 사라진 미술품 양도세 법안이 고개를 들지 모른다. 수익이 있는 곳에 세금은 있어야 마땅하지만 수억원 하는 미술품이 판매된다고 모든 화가들의 작품이 잘 팔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다시 미술계가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
돈 된다고 무조건 편식하지 말아야 한다. 맛있다고 같은 반찬만 먹다보면 맛없는 반찬은 상에 오르지도 못한다. 맛없는 반찬도 먹어줘야 입맛도 변하고 맛있는 것이 더 맛있다. 70년대 이전의 식탁에서는 ‘맛없는 것부터 먹어야' 했다. 맛없는 음식이나 반찬부터 먹어야 맛있는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을 수 있다.
남의 집에 초대 받아 갔어도 밥을 어느 정도 남겨야 좋은 손님이었다. 남김없이 다 긁어 먹으면 교양 있는 양반이 아니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집안 식구들보다 손님을 먼저 대접하는 것이 교양이었다. 이제는 손님이 밥을 남기면 교양이 없다. 쓰레기로 변해버린다. 음식물 쓰레기가 되어 처치 곤란하다. 배가 불러도 다 먹어야 교양이다.
미술품을 사고자 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매우 많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작가들이나 중진 이하 화가들의 미술품 거래량은 오히려 축소 경향이 보인다. 돈 있는 사람들이 돈 되는 미술품에만 갔기 때문이다. 후진 양성을 위해 돈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좋은 미술품들을 구매해 주어야 한다. 후진을 양성하지 못하면 또다시 90년대식 불황이 닥칠 우려도 있다.
유명 작가의 미술품은 없어서 못 판다. 그러나 그런 작품들 말고도 좋은 미술품은 널려 있다. 언론에서 떠드는 비싼 미술품 이야기는 그들만의 노래다. 부동산도 강남이 비싸지만 수익이 좋다고 그곳에만 몰렸었다.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부동산이라면 무조건 덤빈다. 미술품도 그렇게 되어 간다. 어렵게 시작하지 말자. 힘을 빼자. 만만하게 들어서자. 실패할 이유가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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