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을 거치지 않고 오롯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므로 영화보다 더욱 환상을 자극한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이런 감성적이고 환상적인 뮤지컬의 속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선 & 문(Sun And Moon)’ 등의 주옥같은 삽입곡부터 여성 앙상블의 화려한 춤과 남성 앙상블의 절도 있는 군무, 주연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다른 쇼뮤지컬과 달리 비극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단지, 즐거웠다는 느낌에 그치지 않고 애절함과 여운까지 덤으로 안겨준다.
미국 작가 존 루더 롱(1861~1927)의 소설 ‘나비부인’을 원작으로 한 지아코모 푸치니(1858~1924)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모티브로 베트남전에 파병된 미국 병사와 현지 여인의 가슴 아프고 애틋한 사랑을 그렸다.
역시 세계 4대 뮤지컬에 드는 ‘레 미제라블’을 작곡한 클로드 M 숑베르(66)가 음악을 맡았다. 1989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26개국 317개 도시에서 13개 언어로 2만2000여회가 넘는 공연을 펼쳤다. 국내에서는 2006년 처음 선보였다.
4년 만에 다시 차려진 이번 무대에는 초연 당시 제반 여건으로 시도하지 못한 캐딜락 세트가 설치돼 볼거리를 보탰다. 1950년대 베트남전 당시 운행된 캐딜락과 똑같은 모델이다. 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헬기 탈출 장면이 3D 영상으로 처리돼 스펙터클을 더한다.
뮤지컬배우 마이클 리(36)와 이건명(38)이 베트남에서 미군이 벌이는 부도덕한 행위에 회의를 느끼다 베트남 여인 ‘킴’과 사랑에 빠지는 미군 ‘크리스’를 번갈아 연기한다. 미군을 상대하는 술집에서 일하지만 순수함을 잃지 않은 소녀 ‘킴’은 김보경(28)과 임혜영(26)이 맡았다.
마이클 리와 이건명은 감정 변화의 진폭이 큰 크리스를 무리 없이 연기해낸다. 김보경과 임혜영은 상당한 가창력을 요하는 킴 역이 맞춤옷인 듯 유감없이 실력을 뽐낸다. 김보경은 이 작품으로 지난달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베트남전 전후의 부패하고 부도덕한 사회상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엔지니어’ 김성기(45)와 이정열(41)의 익살스런 연기가 눈길을 끈다. 비극적인 소재로 무거워질 수도 있는 작품에 활기를 주고 리듬을 넣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스 사이공’이 가슴을 파고드는 이유는 이야기에서 찾아야 한다. 킴이 아들을 위해 죽음을 택하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정작 그 순간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눈물을 흘리게 된다. 크리스가 킴에게 자신의 생명을 지키라고 준 권총이 오히려 킴의 생명을 앗아가는 삶의 아이러니도 객석을 상념에 사로잡히게 만든다.
단, 엔지니어의 아메리칸 드림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치인 캐딜락 장면을 유쾌하게 선보인 뒤 돌연 비극적인 마지막 신으로 전환되는 부분은 뜬금없다. 인생의 허무함을 표현하기 위한 구성이라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
11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인 ‘미스 사이공’은 9월1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2만~11만원. KCMI 02-518-7343
/뉴시스
<사진설명>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서 9월12일까지 무대 위에 오른다. 전쟁 속 비극적 사랑을 그려내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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