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 보살 좌상(金銅 菩薩 坐像·사진)은 마치 생각하고 있는 듯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머리카락을 상투처럼 높이 틀어 올린 후 두 귀 옆으로 다시 몇 가닥을 드리워 내렸다. 가슴과 배, 다리에는 화려한 장식을 걸쳤다. 두 손은 각각 엄지와 중지를 굽혀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염원을 드러낸다.

보관은 남아 있지 않지만 머리 위에는 보계가 높게 솟아있다. 당당하고 우람한 자세, 신체 전반에 걸쳐있는 가는 영락 장식 띠, 단정하게 묶은 띠 매듭 등이 부각되는 특징이다.

고려시대 후기에 유행한 ‘단아양식’ 계열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고려불상의 명품으로 평가받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8일부터 상설전시관 1층 고려실에서 신규 구입유물인 금동보살좌상을 공개한다. 보존처리와 함께 과학적 분석 작업을 했으며 그 작업을 마치고 공개를 결정했다.

분석 과정에서 불상 표면의 검은 칠은 골분(骨粉)이 섞여 있는 옻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주조된 면의 요철부분을 매끄럽게 조정하고 불상 표면에 금박을 입히기 위한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옻칠기법은 통일신라시대 이전부터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이어지는 고유의 전통 기법이다.

또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통해서는 이 불상의 제작연대가 고려 공민왕 때인 1370년대로 확인됐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로 이어지는 불상의 흐름을 한결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인 셈이다.

이와 함께 박물관은 최근 대몽항쟁 중 강화도 천도 시절 고려 왕실 무덤에서 발굴된 청자와 장신구, 기와, 용머리 등과 충남 태안 앞바다 침몰선에서 발견된 청자 꾸러미도 선보인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