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한 장면 찍기위해 20일간 타락”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9-07 16: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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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적자’ 때문에 5년간 끊었던 담배 다시 피워 1980년대 한국에 홍콩 누아르 물결을 일으킨 영화 ‘영웅본색’(1986)은 당시의 청년, 현시점 486세대를 열광케했다.

저우룬파(55)와 장궈룽(1956~2003) 등 출연 배우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영화다. 저우룬파의 쌍권총 총알세례, 질겅질겅 씹는 성냥개비가 강한 인상을 심은 영화다.

‘영웅본색’의 한국판 리메이크 ‘무적자’에서는 송승헌(34)이 저우룬파를 맡았다. 극중 주진모(36)와 10년째 뜨거운 우정을 쌓으며 조직을 이끄는 인물이다. 작품의 강렬한 멋을 송승헌의 매력이 배가시키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나리오가 나온 다음부터 감독님 사무실에서 계속 살았어요. 굉장히 많은 사전 연기 연습과 고민을 네 명이 모두 다 많이 했죠. 특히 저는 총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총을 분해하기도 했어요. 또 극중에서 피아노 치는 신이 있어 두달간 피아노를 배웠는데 편집되서 원망스러워요. 하하.”
송승헌은 이 영화의 주연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이끄는 것은 주진모다. “제가 맡은 역이 행동대장이고 아무래도 액션 부분이 많아요. 화려하게 총을 쏘고 싶은데 제 액션이나 비주얼이 튀면 형제간 드라마가 힘을 잃어서 이를 죽이느라 고민도 많이 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적자’에 참여한 소감은 “통쾌하고 신났다”다. 주진모는 가족이라는 짐을 짊어진 캐릭터로 무겁고 답답해보이지만, 자신은 그런 상황을 객관적인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3년 만에 다시 망가진 모습으로 나타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힘들다는 느낌이 극에 달했다.

“감독님이 망가진 모습을 찍는데 도저히 슛을 못들어가겠다고 하셨어요. 감독님은 ‘다시 네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그는 “눈빛을 탁하게 만드는 연습을 하고, 5년동안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웠으며, 씻고 난 다음에 로션도 바르지 못했다”며 ‘재등장 신 촬영은 20여일간 미뤄져 거의 촬영 마지막 날이 돼서야 완성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송승헌은 “솔직히 팬들은 이런 역할을 너무 싫어해요”라고 의식했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부드러움을 간직한 모습을 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러 바꿨다. “10년 가까이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 물리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미지 변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이코패스를 다룬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고, 마음이 흔들렸지만, 지나치게 급격한 이미지 변신을 자제하기로 결정하고 택한 ‘무적자’다.

송해성(46) 감독과는 흥행에 참패한 ‘카라’(1999)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감독님이 작년 봄에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으니 기다려 보라고 얘기했어요. 사실 카라에서 쓴 맛을 봤잖아요. 그때의 송승헌과 송해성이 아니니 복수전을 한번 제대로 보여주자고 했죠.”
물론 “솔직히 어린 생각에 영웅본색을 한다면 25년 전보다 훨씬 더 화려한 액션과 힘을 줬다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도 있어요”라면서도 “네 배우가 모두 전체적으로 캐릭터가 잘 산것 같아요”라고 절제된 연출에 만족을 표했다.

‘송승헌’이라는 이름을 알린 작품을 당당하게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으로 꼽는다. “많이 부족했지만 시트콤이라는 시작이 있었으니 지금의 송승헌도 있다고 생각해요”라면서 “이번 무적자를 통해서 송승헌이 연기자로서 변화를 보이네 하는 얘기를 들으면 저는 만족할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자신이 바라는 역을 몇 번 했으니 이제 다시 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찾아갈 예정이다.

김태희(30)와 호흡을 맡춘 ‘마이 프린세스’, 일본배우 마츠시마 나나코(37)과 함께한 ‘사랑과 영혼’(1990) 리메이크 등이다.

‘무적자’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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