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교 끝나고 영화를 본 것 같아요. 늘 혼자서 극장으로 갔죠. 그래서 이제 영화관을 가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한국이 아닌 헝가리에서의 일이다. “어렸을 때 너무 불안정한 삶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녀는 성악을 하는 엄마와 언니를 따라 헝가리로 갔다. 9년을 산 그 곳에서 영화는 친구이자 모든 것이었다. 고등학생이 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한수연은 신인이랄 수 있다. 하지만 저예산 영화를 포함해 10편 남짓한 영화에 이미 출연한 ‘묵은’ 연기자다. 얼굴을 알리지는 못했지만 CF에서 원빈(33)과 호흡을 맞췄고, 케이블채널 드라마에 나오기도 했다.
이런 한수연이 영화 ‘참을 수 없는’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려 하고 있다. 조신함과 내면 가득한 욕망을 표현하는 두 얼굴의 그녀다. 남편 정찬(39)을 두고 남편의 직장 후배 김흥수(27)와 사랑에 빠지면서 정숙한 아내와 요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누가 봐도 추자현(31)이고, 추자현을 위한 영화다. 그럼에도 한수연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추자현이 같은 모습으로 시종일관 한다면, 한수연은 탈바꿈한다.
한 영화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렵다. 캐릭터가 붕 뜨기도 하고 관객의 공감을 부르지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한수연은 ‘경린’이 아주 좋았다. “극과 극의 감정을 가져야 하는 게 매우 매력적이었어요. 퇴폐적인 면과 조신, 집착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이기도 해야 하잖아요.”
물론 무척 힘들었다. ‘경린’의 감정 변화를 자꾸 의심해야 했다. “저 자신을 괴롭히면서 했던 역이에요. ‘너 좀 그만 괴롭혀’라는 문자를 휴대폰 바탕화면에 써가지고 다녔어요. 경린의 혼란이 제 혼란이었고, 그 갈등 자체도 제 것이었죠.”
아쉽든, 만족스럽든, 감독에게 ‘발탁’되는 것이 먼저다. “‘조용한 세상’ 오디션을 볼 때 신 전체를 봤어요. 다중인격자로 나오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혼자 미친듯이 맨발로 돌아다니면서 때리고 부수고 하는 ‘미친년’에 몰입했어요. ‘너와 나의 21세기’는 ‘여보세요’ 한 마디에 감독님이 오케이 하셨죠.”
그렇게 ‘너와 나의 21세기’에서 연기를 했고,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최우수 데뷔작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거장 임권택 감독(76)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 올리기’에도 조연으로 캐스팅됐다. ‘너와 나의 21세기’중 버스 안에 앉아 있는 스틸 컷으로 강수연(44)과 임 감독에게 “바로 얘”라는 얘기를 들었단다.
꿈은 ‘대배우’가 되는 것일까. 아니다. ‘좋은 배우’로 남는 것이다. “충무로에 계속 있을 것 같아요. 좋은 배우가 되려고, 좋은 작품 속에서 살아있는 존재로 남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즐기고 싶은 일이라 끝까지 버틸 거랍니다. 충무로 여배우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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