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영랑의 詩心 세계를 적시네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11-10 17: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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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 시, 영어·베트남어·일본어로 출간
하노이 대학등 10개 학교서 부교재로 쓰여


1930년대 한국 시문학의 거봉(巨峰)이자 항일운동가인 강진 출신 영랑 김윤식 시인(1903~1950) 의 시심(詩心)이 전 세계를 적시고 있다.

김영랑 시인의 대표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을 비롯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오매 단 풍 들겠네’ 등 80여 편의 주옥같은 시를 묶은 김영랑 시집이 영문판과 베트남어 판에 이어 일 본어판까지 곧 출간될 예정이다.

맑고 깨끗한 언어로 순결의 심혼을 추구한 한국의 대표시인 김영랑의 시선 집,’모란이 피기까 지는’(베트남 문학출판사 刊)이 베트남어 판으로 선보인 것은 지난 2008년 일이다.

베트남 하노이대학 한국어과에서 한국문학을 강의하고 있는 레당 호안(Le Dang Hoan) 교수가 대산문화재단의 번역지원기금을 받아 시집을 출간했다. 이 시집에는 ‘모란이 피기까지는’를 비롯해 모두 71편의 시를 실었다.

역자인 레당 호안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유학시절 김영랑의 시를 처음 접한 뒤 그의 문 학성에 매료돼 번역서 출판을 결심, 오랜 기간 남·북한을 오가며 작가와 작품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한국어 원문을 함께 수록한 시집의 권말에는 김영랑의 생애와 작품 세계에 대한 해설을 곁들여 한국 현대시에 익숙 치 않은 베트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베트남 내 학계에서 한국 현대시 연구의 권위자로 알려진 레당 호안 교수는 지난 6월, 호치민 에서 한국문협주최로 열린 ‘한국문학 속의 베트남,을 주제로 한 해외한국문학심포지엄에서 김 영랑의 시세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문협은 그의 문학적 업적을 높이 평가해 이 자리에서 제19회 해외한국문학상을 수여했다.

레당 호안 교수는 김영랑의 시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에 관심이 많은 베트남 독자와 한국문 학 연구자들에게 매우 인기가 좋다고 소개하며 이를 입증하듯 베트남 E-book net KST program 에 영랑의 시가 11편이 소개돼 있고, 호치민 국립인문사회대를 비롯해 하노이 국립외국어대,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 하노이대학 한국어과 등 베트남 내 10여개 대학에서 ‘김영랑 시집’ 을 부교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해 미국 머윈 아시아 출판사가 김영랑의 시 전편(86편)을 수록한 ‘Until Peonies Bloom’을 출간했다.

영랑의 번역서를 펴낸 이 출판사는 샤프 출판사의 설립 편집장으로 30년간 아시아 문학을 담당 해온 더그 머윈(Doug Merwin)이 지난 2008년에 문을 연 신생 독립 출판사다. 특히 샤프 출판사 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의 ‘핀치러너 조서’ 등 다수의 아시아 문학을 출판한 이 스트 게이트 북스의 자회사로도 유명하다.

이와 함께 김영랑 시인 유족 측도 지난 9월 국내 권위 있는 일문 번역가에게 영랑 시 일역(日 譯)을 의뢰, 일어판 김영랑 시집 출판을 추진하고 있다.

강진=정찬남 기자 jcrso@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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