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1-05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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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 ‘천안함 사건’ 미국 뉴욕타임스에 게재


작가 신경숙씨의 ‘천안함 사건’ 관련 기고문이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됐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세계 작가 12명이 지
난해 매월 세계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대해 쓴 기
고문을 실었다.
신씨는 3월의 사건으로 꼽힌 천안함 사건과 관련,
‘한국의 바다에서(At Sea in South Korea)라는
제목으로 소회문을 기고했다.
그는 “지난해 3월26일을 생생히 기억한다. 매일
밤 하듯이 뉴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안함
침몰’이라는 자막을 화면에서 봤다”며 글을 시
작했다.
그는 “천안함은 46명의 장병과 함께 침몰할 당시
북한과의 경계 지역인 서해 백령도 인근을 순찰
중이었다”며 “생존자가 있을지, 구조된 사람이
있을지 궁금해서 TV를 끌 수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나만 두려움으로 얼어붙었던 것이 아니다
”며 “이웃 서점도 문을 닫고 친구도 인도로의
휴가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다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장병들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며 “시간이 흘러가고 기
상이 악화되면서 조류와 거친 바람으로 인해 구조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46명은 아무도 구조
되지 못했고 구조 작업을 펼치다가 수중에서 목숨
을 잃은 47번째 사람도 잃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어떻게 유가족이 겪었을 분노와 절
망을 감히 이해할 수 있겠냐”면서도 “나는 몹시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20일이 지난 후 천안함은 심각하게 파손된
채 수면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물을 빼내자 장병들
대부분이 시신으로 돌아왔다”며 “그날 발 비어
있는 식당에서 뉴스를 보며 희생자들의 고향과 나
이 등을 봤고 조용한 흐느낌을 들었다”고 덧붙였
다.
그는 “한국에서 천안함 사고는 끝나지 않았다”
며 “사고 원인에 대한 비난이 난무하고 남북 간
적대감이 고조됐으며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비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종된 6명의 얼굴이 떠오른다”며 “그들의
시신이 차갑고 어두운 바다의 적막 속에서 물살에
떠다니는 것을 상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장병들 중 1명은 전역을 한 달여 남
겼으며 또 다른 1명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며
“그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고 글을 마무
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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