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예능 통해 겸손함 배웠다”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6-11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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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선 주인공 아닌 ‘그들 중 하나’”

남북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MBC TV ‘더 킹 투 하츠’는 꽤나 묵직한 드라마였다.


우리나라 왕자와 북의 특수부대 여자교관의 사랑, 그 사이를 방해하는 미국 군산복합체의 계략을 이야기했다. 극의 무게에 걸맞게 남자주인공 이승기(25)는 때로는 까칠하고 때로는 강인한 왕제 혹은 군왕의 모습을 보여야 했다.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낼 위험이 있었다. 정치 얘기가 빠질 수 없는 드라마이기에 시청자가 접근하는 데 어느 정도 장벽도 있다고 봐야했다.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이승기가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거품인지 아닌지는 제 스스로가 제일 잘 알죠. 또 달달한 로맨스물을 했다면 굉장히 위험했을 것 같아요. 실력이 탄탄해서 시청률이 잘 나오는 배우와 시청률은 잘 나오는데도 불안불안한 배우가 있어요. ‘더킹투하츠’에서 연기하게 된 것은 배우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해요.”


‘더킹’은 MBC TV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연출한 이재규(42) PD,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김 PD와 호흡을 맞춘 홍진아 작가가 극본을 썼다. 하는 것은 뭐든 다 잘된다는 이승기를 비롯해 몸 사리지 않고 뛰어드는 하지원(34), 존재 만으로도 극을 든든하게 끌어주는 이순재(77)와 윤여정(65), 이번 드라마로 재발견된 조정석(32)과 이윤지(28), 악역을 징그럽게도 잘 소화해낸 윤제문(42) 등 출연진에도 빈틈이 없었다.


그럼에도 시청률에는 한계가 있었다. ‘더킹’, SBS TV ‘옥탑방 왕세자’, KBS 2TV ‘적도의 남자’간 3파전에서 ‘더킹’은 첫회에서 16%대 시청률을 거두며 먼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시작부터 왕좌를 넘보는 ‘옥세자’와 뒷심을 발휘하며 고개를 든 ‘적도남’ 때문에 시청률 면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야심차게 출연한 주연으로로 속이 쓰릴 법도 하지만 이승기는 담담하다.


“최근 드라마 패러다임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에는 쉽게 먹힐 수 있는 소재, 시청자 눈높이의 방송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특정 소재를 가지고 시청률과 상관없이 새로운 극과 연기를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많이 나오죠. ‘더킹투하츠’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20부 안에서 풀기에는 심오한 주제의식을 갖고 있지만 새로운 정치 드라마의 패러다임을 위한 초석은 깔아놓은 정도랄까요?” 데뷔 9년째로 접어들면서 연기자로서, 연예인으로서 잔뼈가 굵어졌다는 느낌이다.


“데뷔 이래 누구보다 많은 분야에서 왔다 갔다 했죠. 이제 조금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 것 같아요. 연예인이 안 됐다면 어떤 직업을 택했을 것 같느냐고요? 아직 취업 못했을 것 같아요. 하하하.”


이승기는 가수로 데뷔해 세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고 예능프로그램 MC는 물론 리얼 버라이어티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이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승기는 좀체 예능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가 없다.


“배우만 하면 스타병 걸릴 것 같아요. 주연에 대한 대접이 분명히 다르거든요. 가수도 배우도 자아도취에 빠지기 쉬운 시스템이죠. 하지만 예능에서는 이승기가 스페셜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 중 하나’가 돼요. 겸손해지는 거죠. (강)호동이 형이나 (유)재석이 형이 1인자임에도 거만해지지 않은 것은 방송을 하면서 겸손함이 체화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승기’ 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 하나, 바로 ‘엄친아’ 이미지다. 엄마들 사이에서 이승기는 아들같이 한없이 ‘우쭈쭈’ 해주고 싶은 존재다. “이승기 엄마는 참 좋겠네” “내 아들이 이승기였으면 좋겠네”라는 말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승기의 어머니는 아들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엄마요? ‘당신이 한번 키워보세요’ 하실걸요? 저도 똑같이 엄마 속 썩이고 투정 부리는 아들이에요. 항상 엄마 걱정시켜 드리는 아들이고요. 엄마가 저 걱정하느라 아직도 해외여행을 한번도 못 가셨어요. 제가 밖에 나가 있어도 집에 있어야할 것 같다고 하시네요. 다음번에 해외 나갈 일 있으면 꼭 모시고 가야겠어요.”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건만, 이승기는 효자가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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