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을 겨냥한 2등의 질투인가.
SBS TV ‘유령’이 수·목요일 밤 10시대 지상파 드라마 전장에서 앞서 달리고 있는 KBS 2TV ‘각시탈’을 ‘디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힙합용어에서 유래한 디스는 ‘공격’이나 ‘폄하’ 등으로 통용된다.
7일 ‘유령’ 제4회에서는 성접대 루머에 시달리던 중 의문의 피살을 당한 인기 여배우 ‘신효정’(이솜)이 죽기 전 악플을 남긴 ‘신진요’(신효정에게 진실을 요구하는 모임)의 운영자 등 일부 회원들이 누군가에 의해 연쇄 살해를 당하는 이야기가 다뤄졌다.
그런데, 연쇄 살인범은 마지막 살해 대상자로 고른 인터넷 신문사 ‘트루 스토리’의 ‘최승연 기자’(송하윤)를 납치하는 신에서 가면을 쓰고 있었다. 바로 이 가면 때문에 디스설이 불거졌다.
살인범이 쓴 가면은 코를 포함해 얼굴 윗 부분을 가리도록 만들어졌는데 ‘각시탈’에서 항일의 아이콘 ‘각시탈’로 맹활약 중인 ‘이강산’(신현준)이 쓰고 나온 각시탈과 색상과 소재만 다를 뿐 모양은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살인범의 것은 금속 소재의 은색, 각시탈의 것은 나무 소재로 하얀색 바탕에 연지가 찍혀 있다.
또 악플러 연쇄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결정적 계기가 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주인공 ‘팬텀‘의 가면은 얼굴 오른쪽 윗부분만 가리는 가면인데 반해, 살인범의 가면은 얼굴 윗부분을 모두 가리는 것이어서 의혹을 부채질했다.
물론 이 가면도 이 드라마에 등장하기는 했다. 제4~5회에서 살인범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아내는 수단으로 이용한 매직쇼 ‘마술사의 꿈’에서 마술사가 쓴 가면이다.
그러나 신효정에게 고통을 줬던 악플러들을 응징하기 위해 신효정과 ‘오페라의 유령’을 공연했던 매니저 ‘양승재’(강성민)가 저지른 살인 사건이라면 상징적으로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의 가면을 쓰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SBS는 “살인범이 팬텀 가면이 아닌 마술사의 가면을 쓴 것은 매직쇼 이후에 벌어진 살인사건을 그리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각시탈’을 의식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제4회 시청률은 ‘각시탈’이 15.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로 1위, ‘유령’은 11.8%로 2위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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