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스콧, 메이저 사상 최악 역전패

온라인뉴스팀 / / 기사승인 : 2012-07-23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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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최종R ‘5오버’ 자멸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향한 아담 스콧(32·호주)의 핑크빛 꿈은 악몽으로 돌아왔다.


스콧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랭커셔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링크스 골프장(파70·708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총상금 800만 파운드· 142억원) 최종일에 5타를 잃어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 11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에 성큼 다가선 스콧은 마지막날 거짓말 같이 무너지며 베테랑 어니 엘스(43·남아공)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조짐이 좋지 않았다.


스콧은 2위 그룹에게 4타 차로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대회가 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1번홀부터 보기를 범해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두 번째 샷을 홀컵 근처에 바짝 붙이는 멋진 어프로치 샷을 성공했지만 퍼팅이 흔들려 타수를 까먹었다.


2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만회했지만 3번홀에서 이내 타수를 잃었다. 가까운 거리의 퍼트를 자주 놓치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6번홀에서 또 보기를 범했다. 앞선 라운드에서 벌어놓은 타수를 곶감 빼먹듯 빼먹었다.


7번홀부터 내리 7개홀을 파로 막으며 안정을 되찾는 듯 했다. 14번홀(파4)에서는 세 번째 샷을 홀컵에 떨구며 우승에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불행의 시작은 파4 15번홀부터였다.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뜨렸다. 마지막 보기를 범했던 6번홀 이후 그린을 놓친 것은 처음이었다. 결국 5타로 홀아웃, 타수를 잃었다.


남은 홀은 3개홀. 욕심을 내지 않고 파로 마무리해도 우승은 스콧의 몫이었다. 막판 엘스의 추격이 부담이었지만 스콧에게는 남은 홀이 더 많았다.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됐다. 하지만 스콧은 그러지 못했다. 스스로 무너졌다. 16~17번홀 연속으로 타수를 잃었다.


한 번 흔들린 스콧은 걷잡을 수 없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우승, 파로 막아도 연장 돌입이었다. 티샷이 중요했지만 결국 벙커에 빠뜨렸다. 투온은 불가능한 상황. 세 번째 샷을 홀컵 가까이 붙여 가능성을 살렸다.


마지막 파퍼트를 성공하면 연장 돌입이었지만 라운드 내내 불안한 퍼트감이었다. 결국 스콧의 클럽을 떠난 공은 홀컵을 외면했다. 엘스의 우승이었다. 엘스는 이기고도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다.


엘스는 우승 직후 “우승해서 행복하지만 그다지 좋은 감정은 아니다. 스콧의 심정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며 위로했다.


스콧은 “정말로 좋은 기회를 내 손으로 날려 버렸다. 잘 알고 있다”며 자책했다.


스콧의 이날 패배는 메이저 대회 역사상 최악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지난해 PGA챔피언십에서 제이슨 더프너(35·미국)가 겪었던 좌절을 연상케 했다. 더프너는 4홀을 남긴 상황에서 키건 브래들리(26·미국)에게 5타 앞서 있었다.


하지만 더프너는 3타를 연속으로 잃었고 브래들리는 2타를 연속으로 줄여 연장에 돌입했다. 결국 더프너는 졌다.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면 1979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의 에드 스니드(68·미국)의 패배를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최종일 3홀을 남기고 3타를 앞선 상황에서 연속 3개홀 보기를 범해 퍼지 죌러(61)에게 우승컵을 헌납했다.


1999년 브리티시오픈에서도 드라마틱한 역전패의 상황이 나왔다.


당시 장 발드 밸드(46·프랑스)는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이 가능했지만 무리하게 그린을 공략하다가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폴 로리(43·프랑스), 저스틴 레너드(40·미국)와 연장을 벌였고 결국 패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4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한 스콧의 역전패는 발드 밸드 이후 13년 만이다. 발드 밸드는 1999년 충격 패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스콧이 이날 패배의 아픔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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