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와 불꽃놀이

이기명 / / 기사승인 : 2012-10-25 1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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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이기명 시사평론가) 한강 변에서 쏘아올린 불꽃이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았다. 세계 불꽃 축제모습이다.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온다. 축제의 흔적은 간 곳 없이 사라지고 모래사장에 흐트러진 불꽃의 잔해는 슬프다.

12월29일 대통령 선거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후보들은 지금 온 몸을 던져 전국을 누빈다. 안철수 대선 후보도 정신이 없다. 대선승리를 위한 공약을 쏟아 놓는다. 마치 불꽃축제를 위해 하늘에 쏘아 올리는 불꽃처럼.

안철수 후보가 쏘아 올린 불꽃이 하늘을 수놓으면서 불꽃을 바라보는 관중은 불꽃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시간이 흐르고 불꽃이 사라지고 뒤 따라 가슴을 채우는 것은 어둠이다. 화려함 뒤에 오는 고요는 적막하다. 공허하다.

안철수 후보가 쏟아놓는 이른바 대선공약은 파격적이다. 청와대를 옮긴다.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다. 특권은 과연 청와대 건물에서 나오는 것일까. 상징적이라 해도 설득이 안 된다.

안철수 후보는 23일 한 대학 강당에서 강연을 하면서 특권을 내려놓기 위한 공약을 했다. 개혁을 말하며 “의회제도, 정당제도, 선거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겠다’고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200명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수가 모자라서 민생에 필요한 법을 못 만드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감액하고 중앙당 폐지를 제시했다.

이러한 안철수 후보의 개혁안이 타당한지는 차치하고라도 과연 이것이 가능한 공약인가. 실현 가능한 개혁정책인가. 유감스럽게도 안철수 후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냥 백지위에 그린 화려한 그림일 뿐이다. 그럼 왜 안철수 후보는 이런 공약을 내 걸었는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그는 몰랐을까.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 왜? 현실을 외면한 이상속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이상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이상과 현실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써 바른 정치가 이루어진다.

바로 그 부문에서 여야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언론이 지적하는 안철수 후보의 아마추어리즘이 극명하게 들어난다. 말 만으로서 지지를 받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허망한 짓인가.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자신이 공약한 개혁정책을 관철시키려면 유감스럽게도 국민이 가장 증오하는 독재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불가능이다. 송호창과 둘이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야당은 차치하고라도 새누리당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 열망을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그의 순정만은 평가해야 한다. 그의 어설프지만 순수한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머리를 짜야 한다.

지금 야권의 후보가 2명이다.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면 필패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만 고집하다가는 아무 것도 안 된다.

절대로 단일화를 이룰 수 없다고 믿는 세력들의 의표를 찔러야 한다. 가능하지도 않은 공약을 내 세워 국민의 지지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 우선은 함께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할 것이다. 누가 집권을 하던 함께 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시민원로들이 오랜 논의 끝에 단일화를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무소속 후보는 정당정치의 헌법적 의미와 현실적 무게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정당후보는 현재의 정당구조가 포괄하지 못하는 국민의사를 반영할 새로운 제도와 방안 그리고 인적 쇄신에도 국민의 눈높이를 따라야 합니다.>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고민하자. 밤 새워 고민 하자. 역사의 죄인이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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