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협상, 왜 지지부진 한가

이기명 / / 기사승인 : 2012-10-31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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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시사평론가

(이기명 시사평론가) 정치공학이라고 한다. ‘정치공학박사’ 학위를 본 적은 없지만, 좌우간 있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언론마다 정치공학을 떠들어 대는 거 아닌가.

‘그 깐 정치, 삶아 먹든 구워먹든 상관없다.’라는 국민들도 많이 있겠지만 지금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12월19일 대선으로 쏠려 있고 또한 야권 단일화를 주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왜 이렇게 야권 단일화에 관심인가. 바로 대선의 승패가 달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야권이 분열되어 3인이 대결을 하면 반드시 야권이 패한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보편적 판단이고 상식이다. 3인 중에 국민 지지 많이 받은 후보가 당선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야권 후보 둘이 나와 싸우고 표를 갈라 먹는데 무슨 수로 야당이 이기느냐. 둘 다 죽는다.

결국, 나오는 결론은 야권 후보 두 사람 중의 하나만 나와야 하고 이것이 바로 ‘야권 단일화’라는 것이다. 야권 단일 후보가 출마했다고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로되 승리의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고 그렇기 때문에 단일화가 필수라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야권후보들이 서로 만나야 한다. 만나서 얘기를 해야 한다. 얘기를 하면서 서로 협상인지 협의인지를 해야 한다. 가슴속에 천하를 뒤집어엎을 웅지가 있어도 말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두 후보든지 아니면 두 후보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사람이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정치공학을 말하자. 흔히들 타이밍이라고 한다.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야 일이 성사된다고 한다. 그래서 후보 단일화도 타이밍을 잰다고 해야 할 것인가.

이제 선거는 불과 50일, 지금 이 순간에서 시계는 재깍 재깍 잘도 가지만 후보 단일화 논의는 지지부진 굼벵이 마라톤이다.

문 후보 “이제는 후보 단일화 좀 터놓고 이야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안 후보. “후보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고 가치연합이 돼야 한다.”

국민의 여론도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가 만나 허심탄회, 할 말 다 하고 단일화를 이루어 내야 한다고 한다. 문재인 후보는 우선 만나자 하고 안 후보는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가치연합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가치연합이 뭔지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단순한 생각으로 ‘정권교체’라는 가치 이상으로 더 절절한 가치가 어디 있는가. 이미 두 사람은 정권교체라는데 공감하고 있지 않은가.

항상 정치쇄신을 강조하는 안 후보의 요구에 문재인은 ‘민주당의 정치쇄신’을 약속했고 당은 문 후보의 요구를 수용했다. 전권을 문 후보에게 위임했다. 이제 더 요구할 것이 있다면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위 없는 정치공학박사들은 단일화를 이루어 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한다.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선다는 안 후보 쪽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하고 그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간이 촉박하면 가장 손쉬운 여론조사로 후보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짜 속셈이야 알 수 없지만 설사 진짜 그것이 속셈이라 하더라도 만나서 얘기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 질질 끌다가 ‘이거 받아라’ 하고 내 놓으면 이건 정치의 정도가 아니지 않는가. 더구나 깨끗한 안철수 후보가 말이다.

오는 10일 정책발표 이후에나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안 후보 캠프의 주장은 좀 구차하다. 사실상 경선 아닌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정하자는 주장이라고 생각하는 정치공학박사들이 있다.

대화에는 상대가 있다. 대화로 풀 수 없는 일은 없다. 더구나 정권교체라는 ‘절대가치’를 두고 왜 대화를 하지 않는가. 왜 대화를 질질 끄는가.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말하는데 정치하는 꼴이 하도 한심해서 정치가 산으로 도망이나 가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선 만나라. 만나야 죽이 되던 밥이 되던 만들어 낼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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