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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장 |
인류사회는 한 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세기의 획을 긋는 세계사적인 전환의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이념과 체제를 둘러싼 갈등과 대결보다는 화해와 협력을 통한 공존이 절실한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남북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한반도만은 냉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분단의 족쇄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냉전체제의 붕괴이후 세계는 평화와 다원적 민주주의, 시장경제원리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국가 민족의 이익을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하다.
“인류역사는 준비하고 노력하는 민족에게만 기회를 가져다 준다”는 교훈이 주는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미래를 중시하고 넓은 세계를 지향하는 국민,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알고 내일을 미리 준비하는 나라, 민족의 공동이익과 번영을 이루기 위한 통일 국가의 건설이 새로운 세기를 맞는 우리의 국가적 민족적 좌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찍이 白凡 金九선생님께서는 “우리민족의 독립이란 진정한 세계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白凡선생님의 말씀은 세계와 역사 속에 우뚝선 통일국가의 완성이라는 우리민족전체의 간절한 여망을 대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인류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민족적 자부심을 일깨워 주신다.
통일은 자존심 높은 우리국민의 마음을 합일하는 정서적 소망이면서도 세계를 향한 민족자존의 대 선언이다. 나아가 새로운 세기, 우리가 맞아야할 첨예한 국제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첩경이기도 하다. 통일이 되어야만 국제경쟁력도, 자주외교. 자주국방도, 민족의 복리도 영구히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민족의 공멸을 초래할 무력대결의 위험을 제거하고 분단 상태에서의 평화적 관리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며, 남북간의 교류, 협력을 통해 평화공존과 민족의 번영을 도모해야 한다. 분단으로 인해 고통 받고 손해 보는 것은 바로 우리자신이며, 분단을 해소해야할 책임 또한 우리자신에게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의 핏줄, 우리의 긍지, 우리의 역사는 영원한 분단을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겨레의 榮辱과 盛衰가 걸린 통일은 국민모두가 열망한다고 해서 일조일석에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인내와 관용과 예지, 그리고 끊임없는 克己의 자세로 장래를 바라보며 조용하게, 그러면서도 과감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
나와 민족과 조국은 공동운명체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잘나도, 아무리 잘 살아도 조국이 위험하면 의미가 없다. 내부적으로 다 함께 大義를 위해 小義를 버리는 마음을 가지면서 편견과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 화해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노력으로 전쟁을 억지하고 통일을 앞당겨야 한다.
각 분야에 걸친 새로운 의식과 행동양식으로 도덕성과 공익성을 우뚝 세우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정 전반에 걸친 대개혁조치, 그리고 서로가 신뢰하고 아끼는 ‘큰 틀의 사고’가 어느때 보다도 절실하다.
우리사회를 좀먹는 도덕적 패배주의와 집단이기주의를 극복하여 내일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희망만이 우리를 단합하게 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기틀을 다지고 통일을 실현하는 기반이 된다. 만일 도덕적 존엄성이 붕괴되고, 애국심이 옅어지고, 자부심을 잃으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통일 역시 요원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우리에겐 국민단합 이상의 절박한 과제는 없다. 小利만을 위한 다툼이나 계층. 지역간의 갈등, 政爭으로 인한 국론분열, 도덕성의 위기 등은 나라의 발전과 민족의 앞날에 더할 수 없는 장애가 된다. 분열과 갈등으로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평화통일의 꽃도 피울 수 없다.
급속한 경제발전과정에서 나타난 계층간. 노사간. 도농간. 지역간의 불균형과 갈등을 치유하고 잘못된 정치로 초래된 분열을 극복하여 통합과 조화로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좁은 땅에서 남과 북으로 갈라진 겨레가 다시 동서로 나뉘거나 지역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며 통일을 미루어 가는 것은 반역사적이며 반민족적이다. 우리의 후손들에 대해서도 죄를 짓는 일이다.
국민들에게 내일에 대한 희망과 신념을 심어 주는 ‘큰 정치’가 필요하다. 온갖 편견이나 당파적 대결, 집단적 이기심으로 공동체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고 국가사회의 분열현상을 초래하는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는 정치혁명을 이루는 것은 국민의 소명이며 또한 권리이다.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혀 맑고 바른 기풍을 넘치게 하며 편견과 지역갈등을 극복하여 모두가 화합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담보하고 서로가 이해하고 용서하는 사회,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여 후손들에게 평안한 조국을 물려주는 것은 또한 국민의 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민주적 평화통일 달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은 멈출 수도, 미룰 수도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통일문제만은 어느 특정한 집단이나 계층에 의하여 독점적, 배타적으로 주도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통일은 민주적 절차와 평화적 방법에 의해 절대다수 국민의 동의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남북한간의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의 길에 모든 구성원들이 지역과 계층을 초월하여 언제나 솔선수범하고, 타인의 공익을 위한 자기희생을 영예와 긍지로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어야한다.
통일은 남북한 동포가 다 같이 번영, 복지를 누리기 위한 전제이다. 통일의 절대적 전제는 국민대단합과 신뢰, 이타적 사랑, 그리고 내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있다.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고 승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각 민족이 치열한 爭鬪를 하고 있는 현대에서 우리의 각성과 분발은 역사적으로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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